中 'AFK' 뽑기확률 높게 표기
환불 요구에도 후속조치 아직
대리인 지정·서비스 차단 지적
환불 요구에도 후속조치 아직
대리인 지정·서비스 차단 지적
특히 중국 릴리스게임즈가 내놓은 게임 'AFK: 새로운 여정'이 영웅뽑기 시스템인 '월계수 주점'의 확률 표기 방식을 이용자에게 잘못 안내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정 횟수 이상 뽑기를 하면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해 확률 정보를 안내, 확률을 실제보다 높게 안내한 것이다. 'AFK: 새로운 여정'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국내 매출 10위를 기록 중인 인기 게임이다.
이 회사는 관련 논란이 벌어지자 지난달 30일 공지사항을 통해 "확정 확률을 포함해 표기했는데 이용자의 예상과 다른 결과를 유발함에 따라 확률을 보다 상세하게 안내하겠다"며 기초 확률과 확정이 포함된 종합 확률로 분리해 표기하겠다는 추후 계획을 밝혔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던 국내 게임사들이 환불 등 보상을 했던 것과 달리, 이 회사는 별다른 후속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이용자들은 공지사항에 댓글로 환불을 요구를 올리고 있다.
이번 사례 외에도 해외 게임사들은 '국내 대리인 지정제'가 시행되지 않다 보니 이른바 '배째라'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슷한 사안이 벌어지면 이용자들이 '소비자 권리 보호'를 내세워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행동에 나서는데, 국내 게임사와 달리 해외 기업들은 꿈쩍 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중국산 게임들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대표적으로 '버섯커 키우기'와 '라스트워' 등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석권한 중국 게임들은 법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는 법안 시행 며칠 뒤에야 확률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그나마 대다수의 중국산 게임들은 아직 확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는 지난 3월까지 누적 매출 1억달러, 매출 비중의 66%가 한국일 정도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기록한 모바일 게임이다. 라스트워는 현재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기준 2위를 기록 중인 게임으로, 전체 매출의 23%를 한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일 매출 순위 1위도 50회 이상 차지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해외 게임사의 확률 정보 공개 위반 건수는 올해 7월까지 266건의 위반사항 중 60%에 달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해외 게임사에 책임을 부과하기 위해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는 해외 게임사들에 의무적으로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게 하는 법안으로, 이를 위반할 시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할 수 있게 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국무회의를 남겨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 대리인을 세우는 비용보다 과태료를 내는 게 더 저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강유정 의원실은 "법안심사 과정에 처벌 수위를 원안대로 유지하거나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타법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원안보다 낮은 수위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원안은 징역 2년, 벌금 2000만원이었지만,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에서 규정한 처벌 수위로 낮춘 것이다.
법을 지키지 않는 기업은 국내 서비스 차단이란 강수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문체부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등 의무 사항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 대해 시정요청, 권고, 명령 등을 내릴 수 있다.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와 협력해 플랫폼에서 게임을 내리는 조치도 할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내 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최종적으로 유통 자체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해외 게임사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었는데 국내 대리인 지정제가 시행되면 실효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AFK: 새로운 여정'에 대한 시정 요청을 준비 중이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AFK: 새로운 여정' 사례는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투명하게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해외 게임사를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나 문체부 시정 권고를 통해 국내 기업과 같은 수준으로 처벌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를 지키지 않는 기업이 국내 대리인 지정제를 준수할 지도 의문"이라며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보다 서비스 자체를 차단하는 극약 처방이 더 실효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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