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의대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의평원에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평원을 말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평원은 의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정장치"라며 "정부는 의과대학을 말살할 것이 아니라 교육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라"고 주장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곧 시작되는 국감에서 의평원 무력화와 의대 부실화를 초래하는 모든 과정을 철저히 밝혀달라"며 "정부의 의평원 말살 시도에 대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코로나19 유행에도 의료계는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했고, 우리나라의 방역 사례는 전 세계 모범이 됐지만, 정부는 2024년 2월 6일 일방적인 의대 입학정원 증원으로 보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정갈등 8개월이 지난 지금 정부는 2000명이라는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의 의대 증원으로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불가능해지자 의평원 무력화를 통한 후진국 수준의 의사를 양산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결의대회는 전의비 주관, 전의교협 주최로 열렸다. 참석자 대부분은 의대 교수들이다. 집회 신고 인원은 500명으로, 경찰 추산 350명, 주최 측 추산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참석한 의대 교수들은 '교육농단 저지하여 의평원을 지켜내자', '교수들이 합심해 국민건강 수호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결의대회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자리했다.
박 위원장은 "현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을 정상화하려는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막고 끌어내고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들은 압수수색의 대상이 됐다"며 "그러더니 이제는 의학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는지 평가하겠다는 의평원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아무리 의사가 늘어도 의료 수준이 추락해 의료사고가 더 생기게 되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실력이 부족해도 의사 고시를 통과할 수 있게 되면 결국 가장 큰 손해는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대규모 재난으로 의대 등의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 의평원이 불인증하기 전 의대에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주는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내달 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대규모 의대 인증 탈락으로 무리한 의대 증원의 과오가 밝혀질 것이 두려워 의평원을 무력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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