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던 배춧값이 10월 들어 정부의 중국산 수입 확대 등에 힘입어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도달하진 못했다. 오이와 채소 등 다른 채소류의 가격 상승세도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3일 한국물가정보 통계에 따르면 10월 첫째주 배추 1포기(4㎏ 기준) 가격은 전주보다 5000원 하락한 1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까지 폭염 등으로 작황이 줄어들면서 배추 한포기 가격은 2만원까지 치솟았었다.
이에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시장에 공급한데 이어 대형마트 등에서도 물량 공급을 늘리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중국산 배추 초도물량 16톤을 들여온데 이어 총 100톤을 수입하고 이달까지 국내 수급 상황에 따라 1100톤을 들여온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롯데마트도 지난 2일까지 배추를 기존 할인가에서 20% 더 할인해 판매했고, 이마트 역시 농식품부 연계 행사를 통해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정상가에서 20% 할인 판매하는 등 정부 정책에 동참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은 여전히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고 있는 한 30대 소비자는 "마트에서 포기당 2만5000원에 팔고 있는 것을 봤다"며 "사먹는게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또다른 30대 소비자 역시 "매번 친정이나 시댁에서 김장 김치를 얻어 먹었는데, 한 포기에 1만9000원에서 2만원 정도인 것을 듣고 올해는 죄송해서 김치를 사먹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다른 채소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청오이(10개, 2㎏) 가격은 10월 첫째주 2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주(1만원) 대비 2배 오른 가격이다. 같은기간 백오이(5개, 1㎏) 가격 역시 전주 대비 3500원 오른 1만원까지 치솟았다. 가지 가격도 일주일 새 50%나 치솟았다.
배추를 활용한 김치 제품의 품절도 이어지고 있다. 대상의 종가 브랜드 김치를 판매하는 정원e샵에서는 이날 기준 배추김치 14개 상품 중 6개를 제외한 8개가 일시 품절 상태였으며, CJ제일제당의 CJ더마켓에서도 총 26개 배추김치 상품 중 24개가 일시품절 상태로 확인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일 배추 수급 상황에 대해 "준고랭지 배추는 이달 10일께 출하가 늘 것으로 본다"며 "10월 중순 이후에는 상황이 차츰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이달 들어 배추 가격이 어느정도 안정세에 접어든 가운데 오이 가격이 급등하는 등 채소 가격 불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배추.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