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유지 불구 점유율 하락세
1분기새 3.2%p 상승한 SK와 대조
기술우위 없으면 파운드리도 위기
1분기새 3.2%p 상승한 SK와 대조
기술우위 없으면 파운드리도 위기
업계에선 삼성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차세대 HBM 기술 우위를 반드시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3.5%다. 업계 1위를 유지했지만 올 1분기(44%)와 지난해 4분기(45.5%)에 비해 점유율이 낮아졌다.
반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34.2%로 전 분기(31%) 대비 3.2%포인트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기술력을 과시하며 D램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경쟁사 간 D램 시장 점유율 차이는 지속적으로 좁혀지고 있다.
삼성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올 하반기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HBM3E 12단 양산을 시작했다고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납품한 지 6개월 만에 또 한 번 기술 우위를 입증했다. SK하이닉스 HBM3E 12단 제품은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될 예정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양산 일정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지난 8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하겠다"고 밝힌 이후 로드맵을 내놓지 않았다.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는 2026년 삼성전자의 HBM 매출이 130억달러로 SK하이닉스(300억달러)의 43%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삼성이 D램 1위 공급업체 타이틀을 잃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HBM3E 12단 경쟁에서는 기존 8단 때와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는데, 삼성이 또 한 번 뒤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주요 인공지능(AI) 기업이 요구하는 HBM3E 제품 비중은 전체 HBM 수요의 80%에 달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HBM3E 12단 제품 수요가 HBM3E 비중에서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이 그간 공급해온 HBM3 등 이전 세대 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들게 될 것이란 의미다. 이에 삼성은 올 연말 기준 월 12만장으로 예상되는 HBM용 TSV 웨이퍼 생산능력을 내년 말까지 17만장으로 40% 확대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생산량을 25% 늘릴 계획이다.
업계에선 삼성이 차세대 HBM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입증하지 못하면 장기 계획인 TSMC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격차 축소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삼성이 메모리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감소할 수 있다"며 "삼성이 TSMC 파운드리를 추격하기 위해선 메모리 반도체에서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입증해 파운드리 투자 비용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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