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년새 체육계 성폭력·인권침해 1380건 접수…65% `미처분`

입력: 2024-10-03 04:37 김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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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윤리센터가 최근 3년간 접수받은 성폭력 등 인권침해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가운데 징계를 요청한 사건 중 65%가량이 처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계가 징계 요청을 따르지 않아도 처벌을 강제할 조항이 없다는 제도상 미비가 배경이다. 제도의 실효성 문제와 함께 체육계의 '제식구 감싸기' 병폐가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스포츠윤리센터에 접수된 체육계 비리 및 인권침해 건수는 2022년 311건, 2023년 630건, 2024년(7월) 439건이다. 유형별로는 폭력이 17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조직 사유화(124건), 횡령배임(111건),성폭력·성추행(104건), 승부조작(62건) 등의 순이었다. 체육계 비리·인권침해 전담조사 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는 2020년 8월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사건과 고(故) 최숙현 선수의 사망사건 등을 계기로 설치됐다.

하지만 센터가 징계를 요청해도 지난 3년(2022~2024년 7월)간 처분된 사건은 35%에 불과했다. 센터는 지난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에 72건 징계를 요청했지만 49건이 처리됐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처리 건수가 126건 중 28건에 그쳤다. 올해는 7월까지 20건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조치된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징계도 20건(26%)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명(영구제명) 9건 △자격정지 5년 3건 △자격정지 3년 5건 △해임 3건이었다. 이중에는 장애인수영국가대표 코치가 선수를 강제추행한 사건, 전북 배드민턴계에서 고등학생 선배가 중학생 후배에게 폭행을 일삼고 금품을 갈취한 사건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은 견책이나 자격·출전정지 1년 이하, 징계없음 등 경징계였다.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주된 원인으로는 '징계 시스템'이 꼽힌다. 센터는 사건 조사 결과에 따라 문체부에 징계를 요구하고, 문체부는 이를 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는 산하·시도 체육회로 넘긴다. 결국 피의자의 소속팀이 징계를 결정하는 단계까지 오는데, 이 때 '제 식구 감싸기'가 만연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체에서 징계 요청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처벌 조항도 없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체육단체에서 징계 요청을 처리해야 할 기한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조계원 의원은 "5년 전 인권침해와 비리 등 스포츠계의 오랜 병폐가 수면 위로 터져 오면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여러 제도적 장치들이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스포츠 현장 곳곳에선 아직도 구태가 줄어들지 않고, 더 증가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포츠계의 비리와 인권침해에 대한 전면적인 의식변화를 위해서라도 스포츠윤리센터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2일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1호 공약'을 밝히고 있다.<조계원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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