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3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지난달 12일 당정협의 최일선에서 이견을 표출했던 양측이 3주 만에 머리를 맞대면서, 50% 증원된 내년 의대 정원 재논의 가능성 등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 총리를 접견한 뒤 기자들을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가 이 문제(의·정 충돌)를 해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란 점에 대해 공감했다"며 "정부도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하는 데 의제 제한이나 전제조건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계에서도 '정부 입장은 (조건없이 대화하자는 한 대표와) 다른 거 아니냐', '어떤 선을 딱 그어놓고만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이 많았는데 총리도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하는 데 있어 의제 제한이나 전제조건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줬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료계의 2025년도 의대 증원 '중단' 요구에 대해선 "의제 제한이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장외가 아니라 '대화의 협의체 안에서' 대화를 해야 생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한발 양보했는지에 대해선 "정부도 '논의에 포함할 수 없다'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정부도 입장은 있지만 그게 '대화의 주제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은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 대표는 "일단 출범한 다음에 추가로 들어오실 수도 있다"며 "여·야·의·정 협의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란 점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한 총리는 한 대표와의 회동 모두발언에서 "지금도 한 대표를 통해 의료계에 전달하는 정부의 입장은 똑같다"며 "정부 방침은 사전 의제를 정하지 않고 전제조건을 두지 않고 (여·야·의·정) 모두 다 참여해 정말 진솔한 방안을 협의,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6일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공개 제안한 뒤로도 2025년도 의대 정원 조정 '불가능' 입장을 누차 밝혔고, 의료대란 1차 책임이 사직 전공의에 있다고 각을 세워왔다.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위가 별도로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신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한달여 간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제가 '의제 제한이나 전제 조건 없이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면 '정부는 그렇지 않지 않느냐'고 말씀하는 분들이 계셨다"며 "오늘 이 자리가 국민들과 의료진께 정부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화할 자세가 돼 있다는 걸 확인시켜드리는 의미"라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의정갈등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