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패권 회복에 '진심'
환경평가, 韓은 수년·美는 0년
미국 내 삼성·SK 공장도 수혜
항목·절차 축소 시급, 보조금도
환경평가, 韓은 수년·美는 0년
미국 내 삼성·SK 공장도 수혜
항목·절차 축소 시급, 보조금도
![[기획] 반도체 글로벌 속도전… 韓은 `족쇄`](http://contents.dt.co.kr/images/202410/2024100402100151064001[1].jpg "[기획] 반도체 글로벌 속도전… 韓은 `족쇄`")
반면 우리나라는 규제장벽에 막힌 데다 길게는 3~4년까지 걸리는 환경영향평가에 기업들이 진이 빠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속도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공장 건 설시 환경영향 평가 면제 법안에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해 국가환경영향정책법(NEPA)에 따른 환경평가 등을 생략하거나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국내외 업체의 미국 내 반도체 시설 투자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환경영향 평가로 인해 기업들의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 통신은 이 법안이 없을 경우 법에 따라 환경영향 평가를 진행해야 해, 이 과정이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시에 440억달러(약 60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 39억달러(5조2000억원)를 투입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를 짓는다고 밝힌바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8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일정이 이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나온다.
여기에 미 정부는 미국 반도체법에 근거해 현지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총 390억달러, 정부 대출 75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대만 일본 등 주요국들도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반도체산업 지원이 더디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 조성을 위해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은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해 기대감을 모았지만, 전력과 용수 공급, 관련 인프라에서 기업의 투자 속도에 맞출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린다.
특히 반도체 등 전략기술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를 해주는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의 경우 오랜만에 여야(與野) 의견이 모아졌지만 세부내용을 놓고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우려도 나온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최근 태국 방콕의 관련 행사를 다녀왔는데,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첨단산업 전략 지도에서 한국은 마치 리던던트(redundant·불필요한)해 보였다"며 "미국이 '한국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꼭 같이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세제혜택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보조금 지급과 각종 규제 철폐가 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영향평가는 미국처럼 면제할 순 없다 하더라도, 과도한 항목과 실사기간을 대폭 줄이는 등 패스트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창환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주요 선진국의 경우 이미 반도체 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인식해 직접 보조금 지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술 투자 확대를 위한 세제 혜택 강화에 그쳐서는 안 되고, 직접보조금 투자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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