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이번 주 징검다리로 문을 열고 있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며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Bosera Star 50 Index ETF HKD'는 최근 1주일간 4.97달러에서 20달러로 302.74% 상승했다. 이 상품은 중국 본토에 상장된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지만,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 CSOP Star 50 Index ETF도 같은 기간 가격이 87.75% 급등했고, CSOP SZSE Chinext ETF HKD도 61.06% 뛰었다.
지수 상승을 두 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도 자금이 몰리며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 Bosera SZSE Chinext daily 2X와 CSOP CSI 300 Index 2X는 각각 가격이 155.10%, 70.1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상품들의 구성 종목이 상장된 중국 시장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다음 주 개장 이후 급격한 주가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홍콩 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리서치업체 반다리서치의 거시경제 전문가 베넷 오나티비아는 "모두가 (중국) 연휴 동안 상승세의 일시 중단을 예상했지만,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30일 개인 투자자가 랠리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기관 투자자들이 홍콩에서 매수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현지 언론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은행 예금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계좌 개설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다음 주 개장 이후 중국 시장의 추가 상승 랠리를 기관투자자들이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상승장이 비이성적인 '포모(FOMO·소외공포증)' 현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주 중국이 연이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뒤 주가가 무조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종목을 가리지 않고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충 홍콩CSOP자산운용 상무는 "최근 ETF 가격 상승률 1~4는 (중국 본토가 휴장한) 지금 오르면 안되는 ETF"라며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미리 포지션을 선점한다는 것인데 가격 상승 제한이 있는 중국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포모로 인한 상승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장기 휴장기간 동안 홍콩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임시공휴일까지 더해 '징검다리'로 개장하고 있는 이번 주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달 30일과 2일 2거래일 동안에만 1조3811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틀 동안 코스피는 각각 2.13%, 1.22% 내렸다.
중국 시장으로 갔던 투자자금이 휴장 기간 동안 국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같은 기간 닛케이 지수는 37919.55에서 38652.45로 반등했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가 당선된 이후 급락했던 지수를 대부분 회복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는 휴장을 앞두고 특별한 매수 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됐다"며 "미국의 9월 제조업지수 부진과 동부 항만 노조 파업 개시,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예고가 우리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콩은 중국의 국경절 휴장 수급을 흡수하며 재차 급등했다"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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