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개발 사업을 진행중인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부지 사업(조감도) 관련 대출이 리파이낸싱(대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넘어가지 못한 채 수차례 증액을 거치면서 '빚'은 1조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9500억원 한도로 대출을 조달해 지난달 27일 만기를 맞은 88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상환했다. 새로 받은 대출의 만기는 내년 6월 27일이다.
당초 7700억원 수준이던 브릿지 대출 규모는 인허가 지연과 조달 금리 상승으로 인해 1조원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2021년 1월 르메르디앙 호텔을 전원산업으로부터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르메르디앙 호텔은 마약과 폭행 등 각종 범죄로 논란이 된 호텔 내 클럽 버닝썬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호텔업계 부진으로 지난 2021년 폐업했다.
컨소시엄은 개발사업 시행을 위해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마스턴PFV)를 설립했다. 부동산 시행사인 웰스어드바이저스가 55%로 최대주주이고 현대건설, 마스턴투자운용,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주주로 구성돼 있다.
시행자는 1만362㎡ 호텔 부지에 지하 7층~지상 31층, 연면적 13만3165㎡ 규모 업무·상업·숙박시설 등 복합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사업시행자가 제안한 복합시설은 △업무시설 3만5587㎡ △숙박시설 1만749㎡ △판매·근린생활시설 1만6765㎡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사업에 시공사로도 참여할 예정이다.
특수목적회사(SPC)인 힐스테이트베스트제일차 등 대주단은 마스턴PFV 등과 지난달 체결한 대출약정에 따라 총 9500억원 한도 이내에서 대출을 순차적으로 실행한다. 순위별 대출약정금은 트랜치A(선순위) 6000억원, 트랜치B(중순위) 2000억원, 트랜치C9후순위)1500억원이다. 현대건설이 연대보증을 선 힐스테이트베스트제일차는 대출약정금 700억원의 후순위 대주 중 하나다.
현대건설은 오는 2025년 4월 착공을 계획했지만 인허가 절차가 남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이번 브리지 대출의 만기도 기존 대출보다 짧아진 6월로 서울시 인허가 여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에서 세계적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를 맡은 해당 사업을 도시건축창의혁신디자인 시범사업으로 선정하고 건축심의를 진행 중이다.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이미 총 2858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