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헌 ETRI 인공지능데이터보안연구실 책임연구원
![[기고] `연결의 진화` 맞춰 사이버보안도 변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410/2024100402102369807001[1].jpg "[기고] `연결의 진화` 맞춰 사이버보안도 변해야")
현재 우리는 초연결 사회에 살고 있다. 이 사회는 기존의 사람과 사물의 연결 개념을 지능의 연결(Connected Intelligence)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기와의 연결을 넘어, 인공지능(AI)을 통해 서로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는 주변 환경과 다른 차량, 보행자와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지능의 연결은 더욱 복잡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사용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연결의 진화는 사이버보안 패러다임에도 큰 변화를 요구한다. 음성과 데이터를 연결하던 시대에는 전달하는 정보를 보호하고 해킹 및 데이터 유출을 막기 위해 방화벽, 바이러스 백신 등과 같은 전통적인 보안 솔루션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지능을 연결하는 시대에는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간을 대신하거나 보조하게 될 때, AI 시스템이 공격을 받게 되면 그 피해 결과는 단순히 데이터 유출을 넘어 개인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함은 물론 사회적 혼란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의 AI 시스템이 해킹되어 도로 표지판을 잘못 인식하면 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이런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관련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 따라서 AI 모델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해킹에 대한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능의 연결이 가속화되면서 AI가 탑재된 기기의 연결이 많아질수록 '공격 표면'(Attack Surface)이 넓어지기 때문에, 보다 종합적이고 다층적인 보안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맞추어 현재 사이버보안은 네트워크 보안장비를 사용하여 외부와 내부를 분리하는 기존의 '경계 보안'(Perimeter Security) 개념에서 모든 것을 의심하고 항상 확인하는 새로운 신뢰 모델인 '제로 트러스트'(Zero-Trust) 보안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AI 기술을 악용한 딥페이크, 가짜 뉴스 등과 같은 신규 위협은 정보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대중의 혼란을 초래하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정보의 출처와 사실 여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사이버보안의 개념은 보안(Security)과 안전(Safety)을 넘어 신뢰(Trust)로 확대될 것이다. 이는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중요해졌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될 것이라는 신뢰를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은 이러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보안 및 안전뿐만 아니라 투명성과 윤리적인 데이터 사용 등도 강조해야 한다.
연결의 진화는 우리 사회에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위협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보안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사이버보안은 단순한 방어를 넘어 예측하고 예방하는 차원으로 발전해야 하며, 신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돼야 한다.
세상이 변하면서 연결의 방법과 범위는 바뀌어도 연결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기술이 어디로 발전하든 우리는 항상 서로 연결하고자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적·경제적·문화적 발전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이 연결의 욕구를 안전하고 원활하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변하는 환경에 맞는 선제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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