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거친듯 섬세… `외강내유` SUV

입력: 2024-10-05 15:38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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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팰리세이드'
착좌감 높여주는 '에르고 모션시트'
준대형 SUV답게 넓은 레그·헤드룸
스포츠 모드로 빠른 가속 응답성도

현대차 팰리세이드. 임주희 기자

"탱크 같은 비주얼이다. 근데 승차감은 부드럽고 정숙하다." 이 차를 처음 탑승한 지인의 평가였다. 팰리세이드는 커다란 차체에서 풍기는 위압감과 입체적인 질감의 디자인으로 도로 위의 맹수, 탱크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탑승했을 때는 호텔 라운지에 앉아 있는 것 같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했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스포츠실용차(SUV) 라인업 중 가장 상단에 위치한 모델이다. 그만큼 넓은 공간과 우수한 주행감, 성능 등을 고루 갖춰 SUV를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누구든 사고 싶을 법한 차다.

서울 강남의 한 주차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 차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블랙이 섞인 그레이 톤으로 차분한 색상이었으나 압도적인 크기와 입체감이 느껴지는 라디에이터 그릴로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팰리세이드는 올 12월께 디자인 완전변경을 앞두고 있으나 더 나아질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바깥쪽에 수직으로 연결된 주간주행등은 차체를 더 커 보이게 했다. 후면부의 넓은 스키드 플레이트는 안정감을 줬다.

내부는 준대형 SUV답게 넓은 거주공간을 제공했다. 2열은 1열 탑승객이 시트 포지션을 넉넉하게 맞춰도 레그룸이 여유 있었다. 180㎝가 넘는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헤드룸도 제공했다.

2열에서도 독립적으로 공조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2열에서 독립으로 공조 장치를 조절할 수 있으며, 열선뿐 아니라 통풍 시트까지 제공돼 편의를 높였다.

3열의 경우 성인 2명이 1시간가량 탑승했을 때 큰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시트와 다리 사이의 공간이 떠서 장시간 탑승 시에는 다리가 아플 가능성이 있다. 3열 시트는 버튼 하나로 폴딩할 수 있어 승객 수에 따라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2열까지 완전 폴딩 시 180㎝의 성인 남성이 누워도 될 정도의 크기를 제공한다.

2열과 3열을 완전 폴딩한 모습. 180㎝의 성인 남성이 누워도 될 공간을 제공한다.

1열은 쾌적했다. 시트는 탑승자를 푹신하게 감싸 착좌감을 극대화했다. 운전석에 적용된 에르고 모션 시트는 시트 내 공기주머니를 활용해 주행 시 안락함과 착좌감을 높여 3시간이 넘는 장거리 운전에도 부담을 덜어줬다. 도어, 대시보드, 콘솔 등에 스웨이드를 비롯한 고급스러운 소재들이 적용돼 만족도를 향상시켰다.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는 팰리세이드 1열 모습.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높았다. 주행 중에 조금만 눈길을 둬도 쉽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길 안내, 주행 정보 등이 알아보기 쉽게 나타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전한 운전이 가능했다.

이 차는 디지털 센터 미러가 적용돼 후방 시야 확보에도 용이했다. 디지털 센터 미러가 불편하다면 일반 거울로도 전환할 수 있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제공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연말 완전변경을 거치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주행을 시작하자 팰리세이드는 운전자에게 터프함을 느끼게 해주면서도 동승자에겐 안정감과 부드러움을 선사했다. 운전할 때 터프함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응답성이 높은 가속·브레이크 페달과 스포츠 모드 때문이었다. 고속도로에서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니 더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페달 반응이 빨라졌다.

시승 중 3열 시트까지 총 6명이 탔을 때가 있었는데 차도 크고 사람이 많아서 다소 주행감이 무겁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차가 전혀 버거워하지 않고 치고 나가는 힘이 좋았다. 고속 주행도 안정적이라 동승자가 속도가 체감되지 않아 불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압도적인 크기와 입체적 질감이 돋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된 전면부.

한 가지 단점이라면 큰 차체로 인해 좁은 골목길과 주차장에서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화질과 그래픽이 뛰어난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있기에 큰 어려움 없이 골목길 주행과 주차가 가능했다.

팰리세이드는 3.8 가솔린 2WD 기준 최고출력 295㎰, 최대토크 36.2㎏f·m를 발휘한다.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9.3㎞이지만, 100㎞가량 주행했을 때 리터당 11㎞가 나와 실연비는 더 준수했다.

총평을 하자면 큰 차, SUV를 좋아하는 운전자에게는 만족도가 높은 차였다. 4000만원대에 이 정도 사이즈와 편의 사양을 갖춘 차를 살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다만 준대형 SUV이기에 주차에 불리하고, 연비도 준중형·중형 SUV보다는 낮을 수밖에 없어 도심 운전 위주라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팰리세이드 가격은 2.2 디젤 4044만원, 3.8 가솔린 3896만원부터 시작한다.

글·사진=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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