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동 수 한달새 5만74건 ↓
지원금 축소·결합 확산 등 영향
지원금 축소·결합 확산 등 영향
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통신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9월 번호이동은 49만4150건으로 전월 대비 9.2%(5만74건) 감소했다. 번호이동 건수가 50만건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애플 등 플래그십 단말 신제품이 나오면, 보통 번호이동 시장은 활기를 띤다. 올해 1월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 당시 번호이동이 56만63건으로 크게 늘었고, '갤럭시Z폴드·플립6'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 7월에도 번호이동이 56만1448건으로 전월(50만2211건)에 비해 반짝 올랐다. 특히 9월은 전통적인 이통 시장 성수기 중 하나로 꼽히는 추석 연휴 대목이 있는 달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침체가 상당했던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이폰 품귀 현상은 초도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16 출시 이후 별다른 특이사항이 있지는 않다"며 "아이폰16 일반·프로 모델 모두 화이트 색상 재고가 잘 들어오지 않아 수요가 있지만, 판매는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폰16 시리즈 1차 출시국에 포함된 만큼 물량을 빨리 받기는 했지만, 3차 출시국 때보다는 인기 색상을 위주로 재고 압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비용 투입이 줄어들었고, 소비자들의 고가 단말 구입 부담이 번호이동 시장 침체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아이폰16 시리즈 공시지원금은 통신사별로 SKT 8만6000원~26만원, KT 6만9000원~24만원, LG유플러스 20만8000원~45만원으로 책정했다. 아이폰16에 대한 전환지원금은 책정되지 않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내놓은 '단말기유통법과 이동통신시장의 변화' 보고서에서, 번호이동 건수 감소는 지원금 축소와 단말기 가격 상승, 결합상품 확산 등 전환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단말기 지원금이 번호이동 규모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과열 시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의 신규가입에 대한 평균 지원금 수준과 번호이동 규모의 상관계수는 0.562로, 두 변수 간 일정 수준 이상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번호이동 규모의 급격한 변동은 불법지원금 영향으로 인한 가능성이 높아 번호이동 규모가 법 위반 행위 모니터링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KISDI는 지원금 규모 축소 외에도 단말기 가격 상승, 결합상품 확산, 장기가입 혜택 등 번호이동 규모 감소 원인으로 전환비용의 상승을 꼽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 평균 공급가는 642.25달러(약 86만6000원)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삼성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 시리즈의 최고 사양 출고가는 전작의 최고가를 갱신하는 경향도 도드라지고 있다.
아이폰16 시리즈의 가격은 전작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단말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폰16 시리즈 가격은 기본 모델 125만원부터 시작해 플러스 135만원, 프로 155만원, 프로맥스는 19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외에도 KISDI는 결합상품의 확산과 장기가입 혜택 제공이 번호이동 유인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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