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8일 3분기 잠정 실적 공시를 예고한 가운데, SK하이닉스와의 영업익 격차가 얼마나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삼성은 메모리 부문 뿐 아니라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발목이 잡혀 양사 분기 영업익 차이는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사 모두 매출 증가세와 함께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부 외국계 금융투자업체들이 제기한 '반도체 겨울론'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세부 실적을 공시하진 않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DS부문 매출을 22조~24조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16조4400억원)보다 최대 46% 증가한 수치다. 다만 전 분기(28조5600억원)보다는 소폭 줄어드는데, 이는 D램 가격 하락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DS부문의 영업이익은 6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3조7500억원 적자)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한 숫자다. 전 분기(6조4500억원)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20%대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비수기에 더해 아직까지 HBM이 삼성전자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영역의 수익성 문제 등이 전 분기보다 영업익이 늘지 않은 이유로 꼽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보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8조원, 6조7000억원 안팎으로 영업이익률은 30%대 후반에 이른다. 2분기(매출 16조4000억원, 영업이익 5조5000억원)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분기 20% 안팎에서 3분기에는 30%까지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은 물론 전체 영업이익 금액 면에서도 SK하이닉스에 밀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 차이도 좁히고 있어, 자칫 메모리반도체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SK하이닉스와의 영업익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HBM 기술력 격차를 좁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수요의 60% 이상을 엔비디아가 가져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얼마나 빨리 통과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HBM이 전체 D램 비트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D램 시장 수익에 대한 HBM 기여도는 30%를 초과할 것"이라며 "특히 전체 HBM 수요의 80% 이상이 HBM3E가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DS부문(메모리 사업) 3분기 영업익이 SK하이닉스 실적 비해 1조원 가까이 뒤처질 것이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