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정보를 교통 당국에 제공하는 완성차 브랜드가 크게 늘어났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실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올해 말까지 국산·수입차 브랜드 6곳이 공단에 BMS 정보 제공을 시작하기로 했다.
BMS는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의 핵심으로 배터리의 전압·온도 등을 모니터링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어하고, 이상 징후가 생길 시 사용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배터리의 안전성을 점검하려면 BMS 내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KG 모빌리티(KGM)는 지난달부터, 포르쉐는 이달부터 정보 제공을 시작했다. 볼보는 내달부터,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아우디는 오는 12월부터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BMS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르노코리아와 한국GM도 정보 제공에 나섰다. 이후 BMW가 지난해 6월, 테슬라가 지난해 10월부터 합류했다.
수입차 업체의 경우 그간 배터리 제어 관련 데이터가 차량 검사 과정에서 유출될 것을 우려해 BMS 정보 제공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화재 이후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가 부각되면서 배터리 관련 정보 제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단에 따르면 현재 정기 검사 대상인 국내 전기 승용차 9만4959대 중 9만4629대(99.7%)의 BMS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BMS 정보를 공단에 제공하는 브랜드의 전기차는 공단이 자체 개발한 전자장치진단기(KADIS)를 통해 공단 소속 검사소와 민간 검사소 등에서 배터리를 점검받을 수 있다. 전기차는 최초 등록 이후 4년마다, 그 후로는 2년마다 한 차례씩 정기 종합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 누적 1000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 곳 중 아직 공단에 BMS 정보 제공을 하고 있지 않은 곳은 스텔란티스코리아와 폴스타코리아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를 통해 BMS 정보를 공개했으며 공단에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폴스타코리아는 국내 출시 전기차의 첫 검사 시기인 내년 말 이전에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공단은 국토교통부와 함께 수입차 브랜드의 BMS 정보 제공을 독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태준 의원은 "BMS 자료는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과 화재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수입사들이 적극적으로 BMS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이를 활용해 전기차 화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