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전기통신사업법상 전기통신사업자 '보편적 역무' 손실보전금 연600억만 집계
통신요금감면 손실보전엔 '의무 없다'…감면액 '18년 6300억→'23년 1.2조
시행령 고쳐 감면대상만 늘린 정부…손실 떠안은 통신사 주주이익 재산권침해
통신요금감면 손실보전엔 '의무 없다'…감면액 '18년 6300억→'23년 1.2조
시행령 고쳐 감면대상만 늘린 정부…손실 떠안은 통신사 주주이익 재산권침해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부는 공중전화 등 일부 '보편적 역무'에 따른 통신사 손실보전금을 연간 600억원 규모로 집계해왔으나, 작년 1조2000억원을 돌파한 '요금감면 서비스'의 손실보전은 별도 관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통신사업법 제4조는 통신 3사 등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금감면 등 '보편적 역무 제공과 손실보전'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요금감면 서비스는 사업자 자체 부담분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요금 감면액이 급증하고 있는 건 정부가 해당 법령 시행령을 개정해 통신요금 감면 대상·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한 탓이란 게 의원실 분석이다.
올해 3 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통신요금 감면 대상은 2000년 제도도입 당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2008년 '차상위 계층'으로 확대됐다. 이어 2017년엔 노년층인 '기초연금 수급자'로까지 확대됐다. 감면서비스 대상 역시 '시내전화'에서 '초고속인터넷'으로 , 또 '인터넷 전화와 와이브로' 등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우리나라의 요금감면 대상자가 전체 이용자의 15.1%에 이르며 미국 2.2%, 프랑스 0.0008% 등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많아졌고, 요금감면제도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져 정부와 통신사 간 재원분담 방안 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그러나 과기부는 통신요금 감면뿐 아니라 부가서비스·OTT 등 '디지털 바우처' 제공 시범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기존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네이버·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에게까지 '보편적 역무' 부담을 지우는 게 시범사업의 요지로, 제도화로 참여를 강제하려면 법률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란 게 의원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 거는 '복지사업' 재원을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게 타당한지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석 의원은 "정부는 그동안 수시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요금감면 대상자를 확대하고 생색을 냈다"며 "만약 '예산'이 투입됐다면 지금과 같이 대상을 확대하는데 기획재정부가 동의했을까. 아무리 공익추구 목적이라도 민간회사에 연간 1조원 넘는 비용을 떠넘기는 건 재산권과 주주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간업체인 통신사가 떠안는 손실부담에 대해 "결국 통신요금 인상압박으로 작용해 '전체 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의 이익'까지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은 공식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시행하고 , 민간기업은 CSR 활동 차원에서 자율 경쟁하고 홍보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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