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5대 은행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연도별 법률비용 지출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이들 은행이 사용한 법률비용은 3602억5600만원으로 집계됐다.
5대은행 중에는 하나은행이 전체 법률비용의 3분의 1 가량인 1307억35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2022년에 무려 317억4400만원을 법률비로 지출했다. 2019년을 제외한 모든 연도에서 200억원 이상 법률비에 사용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36억700만원을 법률비로 썼다.
다음으로 우리은행이 같은 기간 1250억2500만원을 법률비용으로 사용했다. 우리은행은 2022년에 무려 388억4500만원을 지불했다. 다만, 올 상반기에는 62억19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어 신한은행이 619억1000만원, 국민은행이 257억4200만원, 농협이 178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과 농협은 연간 법률비용으로 100억을 넘긴적이 없었다.
은행들이 법률 분쟁 과정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로펌은 국내 1인자로 평가받는 '김앤장'이었다. 김앤장이 각 은행에서 1순위를 차지한 것은 총 14번이었다. 김앤장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 내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화우가 1순위로 10번을 차지했다. 신한은행이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2022년을 제외한 모두 화우를 1순위로 이용했다. 우리은행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화우에게 1순위로 법률비용을 지급했고 농협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화우에게 가장 많은 법률비를 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쏠림 현상을 전관예우 차원에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6대 주요 로펌(김앤장·광장·태평양·세종·율촌·화우)으로 이직한 금융감독원 임직원의 숫자는 115명에 달했다. 이중 김앤장이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장(19명) △화우(16명) △세종(15명) △율촌(12명) △태평양(10명) 순으로 집계됐다. 김앤장은 금융위원회에서도 가장 많은 인원(6명)을 영입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고와 관련된 수뇌부의 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금융소비자와의 분쟁도 빈발하면서 은행들의 로펌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로펌에서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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