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어업부문 취업했던 근로자, 3년간 7465명 무단 이탈

입력: 2024-10-07 11:13 김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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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범정부 차원 관리 필요"

농어업 부문에 취업했다 무단으로 이탈한 근로자가 75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업을 비롯해 각종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 계절근로제·고용허가제로 국내에 입국했다 불법체류자가 된 외국인 근로자도 6만명에 달했다.

7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계절근로제·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에 입국한 농축산·어업 분야의 외국인 노동자는 36만2712명(계절근로제 8만2868명·고용허가제 27만9844명)으로 집계됐다.

농어촌 지역은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를 목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잠깐 고용할 수 있는 계절근로제와 비전문인력을 고용하는 고용허가제를 실시한다. 다만 이 중 7465명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산업이 3640명으로 전체 49%를 차지했고, 어업은 3825명(51%)이었다.

지역별로는 전남에서 2212명(45%)이 이탈해 가장 많았고, 강원(1025명),전북(785명), 충남(747명) 순이었다.

윤 의원은 "계절근로제와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탈률이 높아지면 불법체류자가 증가하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인력난을 겪는 농축산·어업 분야 종사자들이 불법체류자를 고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실제 농어업 등 각종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불법체류자가 된 사람은 지난해 기준 5만8633명(계절근로제 2305명, 고용허가제 5만6328명)에 달했다.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1년 5만1154명, 2022년 5만6544명으로 집계됐다.

윤 의원은 "나아가 불법체류자의 경우 법적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면서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남 해남 지역에서는 벼농사를 짓는 농민 2명이 외국인 불법체류자 인력수급 문제로 뭄싸움을 벌이다가 사망 사건이 일어난 적 있다.

윤 의원은 "농촌현장에서는 계절근로제·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정작 외국인 노동자들이 중도에 이탈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으며, 법무부는 농번기를 고려하지 못한 단속행정을 벌여 농어촌 지역의 인력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이탈 방지를 위해선 기숙사·숙소 등 지원사업 확대 등을 통하여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지방자치단체에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농림축산식품부·법무부·고용노동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관리·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