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대표 취임후 첫 의원들과 만찬 회동
원내 18명外 초선 김재섭, 원외 김종혁 등 참석
의원들은 고량주, 韓은 콜라…접촉면 넓혔다
참석자들 "우린 쓴소리도 할 것" 韓 "얼마든지"
국감 對野공세 다짐…여사 리스크 우려도 공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23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후로는 처음 친한(親한동훈)계 국회의원들과 회동하며 의기투합했다. 친윤(親윤석열)·반한(反한동훈) 인사들로부터 '원외 당대표 한계론' 공세를 받아왔지만, 첫 모임에 20여명이 머리를 맞대 '원내 세력화' 가능성을 보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6선 조경태(왼쪽) 의원과 대화하며 차로 향하고 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 당 수석대변인인 한지아 의원 등이 뒤따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한동훈 대표는 6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마친 뒤 상경해,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당 소속 의원 20여명과 2시간30분가량 만찬 회동을 했다. 전대 기간 친한성향 의원 10여명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 잡힌 약속이 회동으로 이어졌다. 6선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원내 최소 18명이 참석한 데다, 대화방에 없었던 '30대 초선' 김재섭 의원과 원외인사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자리했다.
만찬 장소는 당초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식당으로 예정됐지만 장소가 조기에 외부로 알려지자 종로로 옮기게 됐다고 한다. 한동훈 대표는 만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1월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재판 각각) 1심 판결도 있다 보니 이번 국정감사에서 엄청난 공격을 해올 것"이라며 "단결하고 지혜를 모아서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했단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친한계 의원들은 '국정감사 기간에 어떤 의혹이 더 추가될지 걱정된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이 심화하고 △서울의소리-최재영씨로부터 명품백 수수 불기소 논란 △이른바 김영선-명태균 폭로, 김대남-서울의소리 녹취 사건마다 공천개입설 등이 불거진 상황이다.
한 대표는 "앞으로 뭐가 나올지 모르고 야당 공세가 계속될 텐데, 그래도 상황을 잘 보면서 대응을 잘하자"고 했다. 국감에서 이어질 민주당의 공격 전반에 대해서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설득력 있는 반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이번 국감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겸허하게 국민 눈높이에서 국감을 하자. 저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당권주자 때부터 정권재창출에 방점을 찍되 '특정인을 지키기 위한 정치는 하지 않는다'고 표방한 바 있다. 참석 의원들이 한 대표에게 '우리는 용비어천가는 부르지 않겠다'며 쓴소리를 열어두자 한 대표가 "얼마든지 그렇게 하시라"고 화답했고, '사람을 좀 만나시라'는 직언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의원들은 고량주를 마셨고, 음주하지 않는 한 대표는 콜라잔을 들고 일일이 건배를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 이틀차인 6일 오전 부산 금정구 남산성당 앞에서 신도들과 인사하며 당 소속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한편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재의투표에 부쳐진 야권 주도 법안 3건이 재적의원 300명 표결에서 간신히 부결됐지만, 쌍특검(채 상병·김 여사 특검법) 공히 '찬성 194표 대 반대 104표'(기권 또는 무효 2표) 구도로 108석 여당에서 반대가 4표 모자라게 나타났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부결 당론을 결정했고 한 대표도 민주당 독단의 특검법을 '반드시' 부결시키자고 했지만 예상 밖 이탈표가 더 생겼다.
특검법 찬성으로 많게는 4표 이탈했을 수 있단 해석이 나왔는데, 한 대표는 만찬에서 "우리 쪽은 확실히 (찬성표가)아닌데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이외에도 만찬 참석자들은 10·16 재보선 필승 의지를 다지고 '앞으로 자주 의논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자'고 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만찬 후 "전에 예정된, 휴일에 저녁 한번 같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