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 결제를 강제해 국내·외 앱 개발사들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받던 구글이 미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의 제임스 도나토 판사는 7일(현지시간)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를 경쟁사들에게도 개방하라고 판결했다. 구글이 모바일 앱 사업을 개편해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사용자에게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외의 앱 설치 플랫폼을 제공하고, 인앱 결제 이외의 결제 방식을 허용해야 한다는 게 미 법원의 판단이다.
소비자들이 구글의 앱 마켓 '플레이스토어' 외의 타사 앱스토어를 설치하거나 앱 개발사들이 인앱결제 외의 결제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구글이 앱 개발사에 구글플레이에만 앱을 출시하거나 선점 출시하도록 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이와 함께 구글플레이 내에서 경쟁 앱스토어를 배포할 수 있도록 하고, 경쟁 앱스토어도 구글 플레이 앱 전체 목록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도나토 판사는 구글 측에 오는 11월 1일부터 2027년 11월 1일까지 3년 간 이 같은 행위를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미 법원의 판결에 따라 구글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구글은 그동안 사실상 독점적 시장지위를 이용해 앱 개발사에 인앱결제 수수료를 30% 부과하고, 타 앱스토어 진출을 방해하는 등 횡포를 부렸다. 앞으로는 인앱 결제를 사용하도록 강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구글플레이 외 다른 결제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공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 법원의 명령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가 지난 2020년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등 독점적 행위에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배심원단이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준 뒤 미 법원에서 구체적으로 구글의 반독점 행위를 금지하는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구글은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와 함께 법원의 이번 명령을 일시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소송 당시 에픽게임즈가 제출한 자료에 살펴보면 구글은 2021년 플레이스토어에서 120억달러(한화 16조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 마진율은 70%를 웃돌았다. 인앱결제 강제가 금지되면 앱 개발사들이 30% 상당의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구글이나 애플을 피해 타 앱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구글의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이외에도 지난 8월 워싱턴DC 연방법원으로부터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판결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광고 기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남용한다는 법무부 소송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