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화에 사업방향 전환
라이더센서 갯수 줄여 원가절감
호출 플랫폼 개발, 혁신 선도나서
라이더센서 갯수 줄여 원가절감
호출 플랫폼 개발, 혁신 선도나서
테슬라는 원가 절감과 차량 호출 플랫폼 혁신으로 차세대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버뱅크의 워너브라더스 영화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열고 로보택시 시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자사 로보택시를 '사이버캡'(CyberCab)이라 지칭했다.
전기차 선두 업체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테슬라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1위를 내주며 흔들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자 테슬라는 저가 전기차가 아닌 로보택시로 방향을 전환했다. 단순히 가격 경쟁으로는 정부의 지원과 배터리 수직 계열화까지 이룬 중국산 전기차를 이기기 어렵기에 자율주행 기술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인공지능(AI) 로봇 회사로 생각해야 한다"며 로보택시로의 전환 의지를 밝혔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시장 진출 계획은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자율주행차의 센서 중 하나인 라이다의 개수를 줄여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사람은 눈과 생물학적 신경망으로 차를 운전한다. 카메라 센서로도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라이다가 아닌 카메라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라이다 센서가 고가이기에 로보택시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라이다 센서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미 전 세계 각국에 판매된 자사 전기차의 카메라를 통해 다양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카메라 시스템만으로도 AI가 자체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울 전망이다.
테슬라가 지난 3월 자사의 자율주행 시스템 Full Self Driving(FSD)을 한 달간 무료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 것도 신뢰성 향상의 의도도 있지만, 로보택시 공개를 앞두고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이버캡 공개 행사에서도 완전 자율주행에 가까운 레벨4 수준의 기술을 선보이는 것보다, 이런 AI 관련 혁신을 내세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테슬라가 현재 상용화한 FSD는 레벨 2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메라 시스템을 비롯한 테슬라의 광범위한 AI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테슬라의 또 다른 로보택시 시장 진출 계획은 운영 방식의 혁신이다. 테슬라는 사이버캡이 테슬라 차량 호출 플랫폼에서 스스로 운전하고 작동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소유주들이 자신의 차량을 호출 네트워크에 등록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구조다. 머스크는 이를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형태의 호출 플랫폼은 자동차가 더 이상 소유의 개념이 아닌 공유의 개념이 될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로보택시를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것을 넘어 일반 소비자들도 자신의 차량을 로보택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판매량을 높이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레벨2에 머물고 있는 점, FSD 작동 중 교통사고가 벌어져 법적 조사에 착수된 점 등으로 인해 전문가들은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CFRA리서치의 애널리스트 개릿 넬슨은 "수많은 기술적 장애물, 안전 테스트 및 규제 승인이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것을 해결하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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