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석의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다수 의석을 앞세워 증인채택을 일방통행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관련한 의혹이 있는 증인은 과반 의석을 앞세워 채택하는 반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과 관련한 증인은 줄줄히 무산시키고 있다.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인 법제사법위원회는 8일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 김영철 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정 위원장은 "김 차장검사는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국정감사에 출석을 거부했으나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차장검사가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고, 국정농단 특검 당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에게 법정 허위진술을 교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탄핵을 추진 중이다. 2021년 김 차장검사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수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했지만 정 위원장은 동행 명령장 발부를 강행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100명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이 중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관한 증인은 28명이다. 증인 신청 이유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디올백 수수 사건, 공천개입 사건, 황제출장 조사, 코바나 뇌물성 협찬 및 전세권 설정사건' 등으로 적시했다.
반면 국민의힘이 증인·참고인으로 신청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 이재명 대표가 관련한 대장동 사건의 유동규씨, 권순일 전 대법관, 남욱 변호사 등 39명은 무산됐다.
같은날 김영호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감에서도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를 상대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김지용 국민학원 이사장, 장윤금 전 숙명여대 총장과 함께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설 교수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이 신청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등은 민주당 반대로 증인 채택이 무산됐다.
신정훈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행정안전위원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행안위는 지난 7일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김태영·이승만 21그램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21그램은 대통령 관저 공사를 맡은 업체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동행명령장 집행관을 따라 업체 사무실까지 찾아가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 신청한 이 대표 관련 증인 채택은 대부분 무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경기도 법인 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 등 16명을 경기도청 증인으로 신청했다. 최근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7일 국회에서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 제막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