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식당·팝업 스토어 등 활용
신선한 건축양식이 2030 이끌어
신선한 건축양식이 2030 이끌어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70년 화장품 연구 여정을 정리한 팝업형 기획 전시 '뷰티 과학자의 집' 을 열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마련된 공간은 지하1층~지상 2층과 정원으로 조성된 단독주택이다. 전직 백병원 이사장이자 인제 초대총장인 백낙환 씨의 자택이었던 것을 2022년 말 아모레퍼시픽이 매입해 지난해 제2종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을 한 뒤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근 안국동에는 경북 경주 황리단길 맛집으로 서울에 진출한 '신라제면'의 안국동지점이 문을 열었다. 생바지락칼국수와 낙지비빔칼국수, 감자전 등이 대표 메뉴다. 이 식당도 과거에 '프로스펙스' 브랜드로 유명한 국제그룹 양정모 회장 일가의 자택이었다. 1988년 이후 한정식집 '향가'로 운영되다가 최근 '신라제면'이 새 임차인으로 들어왔다.
과거 고급 단독주택촌이던 중구 장충동 일대도 단독주택을 활용한 공간들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지난달 개점한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은 1960년대 지어진 단독 주택건물을 스타벅스의 10번째 리저브 전용매장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이 공간은 대선제분 창업주 박세정 회장 일가가 4대에 걸쳐 살았던 집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1세대 건축가로 불리는 나상진에 의뢰해 1963년 설계하고 1965년 착공, 1966년 6월 1일 완공했다. 1950~1970년대에 활동한 나상진은 국내 최초의 골프 클럽하우스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꿈마루와 광장동 워커힐호텔 본관을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파트에 비해 주거 편의성은 떨어진다고 여겨지는 단독주택이 용도변경을 통해 새로운 리테일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문화가 익숙한 2030 젊은이들에게 단독주택이 가진 매력이 낯설고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대표소장은 "몇년 전 한옥의 유행처럼 '다른' 공간이라는 소구점이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기업 회장님의 집 등 남의 가정집이라는 내밀한 공간을 경험하는 일이 쉽지 않은 데다 젠지 소비자들은 아파트에서 자라 단독주택이란 건축 양식이 주는 신선함이 매력으로 작용한다"며 "주택 보유자 입장에서는 땅값이 오르는 도심의 주택을 매각하기보다는 용도변경을 해 임대를 놓으려는 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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