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고효율 지구환경수비대 `장수풍뎅이`](http://contents.dt.co.kr/images/202410/2024101002102369061003[1].jpg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고효율 지구환경수비대 `장수풍뎅이`")
대형 장수풍뎅이 벽화가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막사 안에서 장수풍뎅이를 집단으로 키우는 모습을 전시 형태로 공개한 것이다.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모습의 장수풍뎅이들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곤충류여서 그런지 가족 단위로 많은 사람들이 와서 견학을 했다.
이런 이색적인 곤충행사가 왜 경주마들이 기거하는 경마장에서 열렸을까 다들 궁금해했지만 그 이유는 경마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을 없애는 '환경' 이슈에 있었다.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고효율 지구환경수비대 `장수풍뎅이`](http://contents.dt.co.kr/images/202410/2024101002102369061003[2].jpg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고효율 지구환경수비대 `장수풍뎅이`")
더 이상 사용이 불가한 볏짚 등의 쓰레기들을 장수풍뎅이 유충의 먹이로 사용해 성체로 키우고 이후 본격적인 '쓰레기 수거' 작업을 진행시킨다는 것이 이 친환경 프로젝트의 큰 그림이다.
쓰레기를 먹어 주고, 게다가 가족 견학까지 이끌어내는 이 부지런한 장수풍뎅이는 실은 꽤 대식가다. 1년 정도의 일생동안 약 500g~2kg의 먹이를 먹기 때문에 500마리의 성체를 키우면 1년에 최대 1000kg(1톤)의 배설물을 소비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또한 암컷 한 마리에서 100여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한 번 번식 궤도에 오르면 급격히 개체수가 늘어 폐기물이 모자라지 않을까 우스꽝스러운 걱정을 하곤 한다.
이 장수풍뎅이들의 활약상은 대형 버섯농장에서도 경마장 못지 않다. 미야기현의 대형 표고버섯 농장인 '홋토팜'의 장수풍뎅이들은 지구 환경을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버섯을 재배할 때 '버섯 침대'라는 베이스 부분이 있는데, 나무 조각 '톱밥'을 블록으로 가공해 굳혀 만든다. 사용이 끝난 곰팡이 침대는 산업폐기물로 버려진다. 이 농장에서도 연간 200톤 이상이 배출되고 있다.
이 산업폐기물 또한 장수풍뎅이의 훌륭한 먹잇감이 되어 사라지고 있다. 특히 이 농장에서는 수명이 다 된 이 장수풍뎅이들을 물고기 사료용이나 학습 표본용으로 판매되고 배설물은 비료로 판매가 가능해 1석3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향후 표고버섯 재배 수익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돼 지금은 '장수풍뎅이' 부서까지 생겼다.
연간 수천만원 이상 들어가는 쓰레기 처리비용 에다 재판매까지 하게 되면 농장의 본말이 바뀔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성공하게 된 배경에는 전문 '장수풍뎅이 프로'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오모리현에 있는 곤충 바이오 스타트업 'TOMUSHI'의 요스케 이시다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어렸을 때부터 곤충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쓰레기를 주식으로 하는 장수풍뎅이 유충의 특성을 활용해 이 프로젝트들을 개발했고 성공시켰다. 그는 성체까지 걸리는 시간을 3~4배 더 빠르게 앞당기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더 많은 '용사'들을 생산해 쓰레기 수거 효율을 극대화시키고자 노력중이다. 또한 유충과 생물의 성분을 연구한 결과, 장수풍뎅이에는 항암 효과가 있는 '코디세핀'이라는 성분 등이 포함돼 있어 관련 의약품 연구를 통해 장수풍뎅이 폐기물이 화학물질로 바뀌는 새로운 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후쿠오카현에 장수풍뎅이 기지를 건설해 사육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장수풍뎅이 산업의 산지를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구 환경의 구세주' 가 되고 있는 이 장수풍뎅이들이 별 탈없이 잘 자라서 이시다 사장이 목표하고 꿈꾸는 세상이 어서 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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