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패스트팔로워 전략 유지
백본 AX 시스템 가속화 강조
글로벌 빅테크 협업 가능성도
백본 AX 시스템 가속화 강조
글로벌 빅테크 협업 가능성도
"기업의 경쟁 요소는 오랫동안 가성비(가격대비성능)였지만 속도가 차별화 요소로 바뀌었다. 많은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뛰어들고 있지만, 누가 제일 먼저 하고 잘하느냐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다."
김영섭 KT 대표가 10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온·오프라인에서 미팅을 여러 번 가지면서 전략적 협력을 결정하고, 'AICT' 기업으로의 도약 의지를 다져왔다.
그는 "AI 기술과 규모의 고도화는 게임이 끝났다고 보인다. 빠른 시일 내에 제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협업이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형 AI 모델 등 '소버린 AI'를 완벽하게 구축하는 한편 최고의 데이터를 가지고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근본 동력인 AI를 확보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만큼 '협력'을 통한 '패스트 팔로우 전략'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MS와의 협업이 해외 기업에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가장 고도화되고 혁신적인 제품을 빨리 낼 수 있는 백본 AX 시스템을 빨리 제공하는 것이 KT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 MS 최고기술자와도 만났는데, MS는 규제가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도 각국의 주권을 지켜주면서 기업·공공·금융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많은 전문가, 핵심 고객들과 함께 상당 기간 해외에 직접 가서 확인하고 왔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KT클라우드 역할 축소 우려에 대해서는 "하드웨어(HW)와 인프라만 가지고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 역할을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HW와 소프트웨어(SW) 솔루션 등을 융합해야 클라우드 본연의 기능이 작동할 수 있고, AI 솔루션과 SW를 기본으로 장착해 종전의 KT클라우드를 혁신해야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는 "MS와의 협력으로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IDC 분야에서는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와 협력하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애저' 등 신규 모델을 확장해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며 "MS의 DNA를 더해 한 단계 진화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AI 투자 확대가 5G 등 네트워크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KT는 통신을 오래한 회사지만 10년 전 매출과 지금 매출이 비슷할 정도로 성장이 별로 없다"며 "6G 시대는 'AI 개인비서'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데이터를 실어나르려면 5G로 부족하다. AI 중심의 6G 시대에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자체 AI 모델 '믿음'은 거대언어모델(LLM) 형태가 아니라 소형언어모델(SLM)로 활용할 방침이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은 "믿음을 통해 기업들에 맞춤형 SLM을 공급할 것"이라며 "SLM, 멀티모달 등으로 믿음 라인업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MS 외 다른 빅테크와의 협업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MS 외 다른 분야에서 잘하는 곳이 있으면 협업 가능성은 늘 열려있다"며 "지속적으로 훌륭한 인재를 키우고 밖에서도 영입해 역동성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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