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10일 대통령실-서울의대 비대위 공식 첫 토론에서 의대증원 문제에 대해 "사실상 최소 4000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밝혔다.
장 수석은 이날 서울대 의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내놓은 숫자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고, 의사 면허 부여와 활동까지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체계를 가진 우리나라는 장래인구 추계와 같은 기초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 인력의 수급량을 매우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른 어떤 분야에 비해서도 큰 오차 없이 전망이 가능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참고한 3개의 전문가 연구에서도 미세한 가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2035년에 약 1만 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장 수석은 또 "정부는 이 세 가지 연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더 깊이 들여다보았다"며 "그 결과 몇 가지 비현실적인 가정들, 예를 들면 의사는 90세까지 똑같은 생산성을 가지고 일한다든지, 모든 의사가 토요일과 일요일만 빼고 1년 265일을 줄곧 일한다는 이 연구 보고서상의 가정을 보다 현실에 맞게 보완해 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론으로 나온 부족한 의사 수는 2035년에 1만 명이 아니라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아울러 "즉 2000명 증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최소 4000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그래서 정부가 줄곧 2000명은 필요 최소한의 숫자라고 말해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 수석은 "정부는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지난 2023년 1월부터 공식화하고 추진해 왔고, 법정의사단체인 의사협회 등과 별도의 협의체를 만들어 증원 문제에만 37차례에 걸쳐 협의했다"며 "발표 직전에는 공문으로 의료계의 여러 단체에 적정 증언 규모를 묻기도 했지만 모두가 답이 없었고, 유일하게 종합병원협의회만이 3000명 증원이 적정하다는 답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증원 발표 이후 8개월째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 행동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제 막 본격적으로 의사의 길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단언컨대 증원이 이루어진다 해도 의사의 사회적 경제적 처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수석은 "집단 행동을 멈추고 정부와 함께 의료 현장의 혁신을 위해 지혜를 나누어 주시기 바란다"며 "의료개혁은 정부도 의사도 아닌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은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대통령실에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비대위 측에서는 강희경·하은진 서울의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한편 발제 시간에 청중석에서 고성이 나와 장 수석의 발언이 끊기기도 했다. 한 의대교수는 "2000명이 늘어나면 무슨 과가 몇 명이 되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봤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장 수석이 의료계에서 적정 증원 규모에 관해 답을 주지 않았다고 할 때는 "그건 거짓말"이라고도 했다.
장 수석은 "발제할 시간을 달라"고 말한 뒤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기조발제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