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불출석하자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증인들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점을 들어 무리한 동행명령이라고 반대했지만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적위원 22명 중 출석 21명, 찬성 14명, 반대 7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증인들이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만큼 동행명령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식 의원은 "명씨의 진술이 지금 나라를 흔들다시피 하고 있다"며 "대선을 전후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를 수시로 만났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고 여당의 고위인사도 만났다고 하는 등 규명해야 할 게 너무 많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명씨는) 수사 중이라는 핑계로 출석을 거부했는데 언론에는 본인 할 말을 다 하면서 정작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 증인 출석은 거부한 것"이라며 "이는 국회를 무시한 처사로 용납될 수 없기에 동행명령을 내려줄 것을 위원장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정현 의원도 "명씨는 불법 여론조사를 활용해 지난 대선 시기 윤 대통령 부부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김 전 의원은 명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청탁해 보궐선거의 공천을 받았다"며 "두 사람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전말을 밝힐 핵심 인물로 출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종양 의원은 행안위가 채택한 일반 증인 5명 전원이 불출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려면 전부 다 해야지 야당이 원하는 증인들만 하겠다는 건 다수결의 힘을 빌려 독주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조은희 의원은 "거주지가 대부분 경남 지역이라 물리적으로 동행이 어려운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는 것은 민주당 입맛에 맞는 2명에게만 하겠다는 것"이라며 "과연 이것이 형평에 맞는 동행명령장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조 의원은 "왜 야당 입맛에 맞게 2명은 하고 3명은 안 하냐"며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위해 오늘 국감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종합감사 때 다시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휴일인 9일을 제외하고 지난 7일부터 시작한 국감 기간 동안 이날 행안위까지 상임위원회에서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것은 총 5건이다. 앞서 행안위는 지난 7일에도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을 겨냥해 관저 공사를 따낸 인테리어 업체 김태영·이승만 21그램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불렀으나 불출석하자 동행명령장 발부의 건을 상정해 의결한 바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지난 7일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임무영 변호사에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국회 교육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는 각각 김 여사의 논문 대필 의혹 관련 인물인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 '장시호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동행명령이란 국감이나 국정조사의 증인·참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이들을 부를 수 있도록 1988년 만들어진 제도다. 동행명령장의 근거인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증인이 동행명령을 거부하거나 제3자가 동행명령장의 집행을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다만 동행명령 거부에 따른 처벌도 대상자 측이 애초에 명령서를 수령하지 않았다면 적용하기 어려워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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