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영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사과할 의도가 없느냐"는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사과할 생각이 없다"며 이처럼 말했다.
김 총영사는 "제가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하는데 헌법 제7조 제1항에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고 국민에 대해 책임진다고 돼 있다"면서, 광복회가 광복절 행사를 개별 개최해 한국 정부와 대통령이 모욕당한 상황에서 소신 발언을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을 향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정치 편향적 발언이냐"라고 되받아쳤다.
"외교부 공무원처럼 눈치 보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선 "그렇게 엣지 있는 말이 아니면 언론에서 안 받아 준다. 그래서 일부러 강하게 얘기했다"라고 답했다.
자신의 광복절 행사 발언에 100% 공감하지 않는다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제가 장관이라면 '공관장이 소신을 갖고 한 얘기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라고 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답변 과정에서 김 총영사가 목소리를 높이자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이 "소신을 얘기하는 것은 좋은데 차분하게 말씀해달라"라고 주의를 줬다. 국민의힘 소속 인요한 의원도 "답변할 때 용어 선택을 조심해 달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당은 김 총영사의 정치 편향성 논란에 대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조 의원은 보충 질의 발언에서 "국감장에서 많은 고위 공무원을 봤지만 김 총영사 같은 분은 처음 본다"며 "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공직자로서 공적 책임과 무게를 가져야 하는데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김 총영사는 지난 8월 15일 뉴욕서 열린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유진희 광복회 뉴욕지회 회장이 건국절 제정 운동을 비판한 이종찬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를 대독한 뒤 단상에 올라 "말 같지도 않은 기념사를 들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총영사는 당시 기념사에서 "오늘은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깊이 새기며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을 가져다준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날"이라며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 좌파 세력들을 분쇄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특임이고 그래서 일반 외교부 공무원들과 같이 눈치 보고 그러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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