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 아라온호 통해 오징어 유생 채집
대형 빙산 발견, 해빙연구 난항 등 기후변화 실감
대형 빙산 발견, 해빙연구 난항 등 기후변화 실감
극지연구소는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북극해 고위도 지역에서 오징어 유생(성체로 자라기 전의 상태)을 채집해 오징어의 서식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양은진 박사 연구팀이 대게를 다수 채집한 데 이어 오징어까지 잡은 것이다. 이는 북극해 밖에 살던 해양생물들이 점차 북극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북위 74도에서는 가로 350m, 세로 110m 크기의 대형 빙산도 발견했다. 캐나다나 그린란드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북극해를 떠돌던 빙산으로 추정되는데, 태평양 쪽 북극해에선 보기 드문 규모의 대형 빙산인 것이다. 연구팀은 빙산이 녹으면서 주변 해수의 염분을 떨어뜨려 북극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달리 해빙에 배를 정박하고 해빙 위에서 두께 등을 측정하는 해빙캠프 연구는 연구지점을 찾지 어려워 애를 먹었다. 북위 79.5도에서 해빙캠프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북쪽으로 100㎞ 가량 이동한 곳에서 수행했다. 대형 빙산의 등장과 해빙 감소, 비북극권 해양생물의 출현 배경에는 지구온난화가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온난화에 따른 북극해 변화로 인해 의외의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홍종국 박사 연구팀은 해빙이 줄어든 틈을 타 북위 80도 위의 공해상에서 해저 탐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전에는 접근이 어려웠던 곳으로, 이번에 수집한 해저 퇴적물은 과거 북극 환경을 복원하는 연구에 핵심적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북극해 동시베리아해에서는 지난번 탐사에서 찾은 메탄가스 방출 지점 하부의 지층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지구물리탐사를 진행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기체로, 이번에 관측한 자료는 메탄 생성 원인과 대기 중 방출되는 메탄 양의 분석에 활용될 예정이다.
아라온호는 78일간의 북극 연구 항해를 마치고 지난달 30일 광양항에 도착했다. 약 한 달 간의 정비를 마치고, 이달 말 남극으로 떠날 예정이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아라온호는 2009년 첫 북극행 이후 지난 14번의 항해에서 보지 못했던 북극바다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며 "관측하고 채집한 자료를 분석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구체적으로 살피고,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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