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액 은행 '줄고' 보험 '늘어'
새마을금고, 수도권 중심 신청 건 많아
금융당국, 임원 소집…대출 관리 강화 주문
정부가 은행권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따른 제2금융권 '풍선효과'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으로 가계대출의 증가 폭이 전달 대비 줄어든 반면, 보험업권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일부 대형 보험사에 주담대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이미 11월 물량까지 동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2금융권의 증가액이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관계자들을 별도 소집해 엄격할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할 계획이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2000억원 증가하며 상승 폭이 둔화된 양상을 보였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7000억원 증가하며 전월(8월) 9조2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2금융권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5000억원으로 감소 전환하며 전달보다 상승 폭이 크게 축소했다.
다만, 2금융권의 경우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 영향으로 기타대출(-1조2000억원)이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주담대(+7000억원)는 전월보다 4000억원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권의 증가액이 4000억원으로 전달(+30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반면 지난달 상호금융권(-4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4000억원), 저축은행(-2000억원) 등은 감소했다.
보험사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권에서 대출을 거부 당한 이른바 '대출난민'이 몰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담대 잔액이 많은 대형사에 수요가 특히 몰린 것으로 보인다. 대형 생보사 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주담대 물량이 일찍 소진돼 신청자들이 다음 달 물량을 순차적으로 신청했다"며 "이에 11월 물량까지 소진된 상태로, 현재 12월 일부 물량을 신청 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방안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가계대출 수치가 안정적이진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추세로는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원 넘게 불어난다면 지난 2022년 5월(+1조4000억원) 이후 약 2년 반 만에 큰 규모의 증가액이다. 2금융권의 경우 2022년 10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했으며, 올해 8월 5000억원 증가 전환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오는 15일 2금융권 임원 등 관계자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각 업권 협회뿐 아니라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 등 개별 금융사 관계자까지 불러 관리 강화를 강력하게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나타나거나 우려되는 곳들이다.
보험사는 주담대 잔액이 많은 대형사로, 대출 심사 기준 강화 등 관리 방안을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호금융권은 은행권과 고객군이 상당 부분 겹치는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가 50%로 1금융권보다 여유롭다는 점에서 은행권 대출이 막힐 경우 대거 몰릴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를 요주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가계대출이 2000억원 늘며 증가 전환, 상당 규모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담대인 것으로 나타났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