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정책포럼 세미나, 권재일 교수, 천준범 변호사
상장사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확대여부 둘러싸고 토론
상장사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확대여부 둘러싸고 토론
"소액주주들을 위한 이사들의 충실의무를 확대할 경우, 회사 전체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으며 소송남발로 유능한 이사들의 영입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상장사 밸류업을 위한 상장사 이사충실의무 확대여부를 둘러싸고 찬반 양측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안민정책포럼(이사장 유일호)이 지난 11일 개최한 세미나에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천준범 변호사가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권 교수는 한국벤처기업협회 정책자문위원과 한국증권법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으며 와이즈포레스트 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는 천 변호사는 소액주주들의 모임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각자 소속 단체들을 대변하고 있다.
일반 소액주주편에서 먼저 기조발표에 나선 천 변호사는 LG화학의 분할이나 두산밥켓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시도에서처럼 상장사를 분할하거나 합병을 통해 지배주주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우 소액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를 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이사들이 이를 적극 말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사충실의무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론에 나선 권 교수는 국내시장이 단타거래자가 코스닥의 57%로 다수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확장을 진정한 소수 주주 보호라기보다는 기관투자자보호, 또는 행동주의펀드보호로 평가받을 소지가 있다며 이사충실의무 확대를 반대했다.
천 변호사는 대주주가 운전대를 잡을 수 있지만 동승자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편 반면 권 교수는 모든 주주 이해를 다 고려해야 한다는 의무화는 전체 회사 가치를 오히려 저하시키는 역작용 우려로 대응했다.
천 변호사는 모든 사안에 대해 이사의 주주충실의무화를 규정하자는 것이 아니고 분할이나 합병, 구구조정과 같은 조직개편 등 대주주와 소액주주간 이해가 대립될 경우에 한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 교수는 이사들은 주주들 뿐 아니라 노동자 소비자 지역사회 등에 대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에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회사의 이익이 결정적 기준이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상장사가 공적인지 아닌지를 놓고도 양측은 공방을 벌였다.
권 교수는 상장사는 사적인 회사이기 때문에 지나친 간섭이나 지배구조를 옥죄는 규제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반면, 천 변호사는 상장사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아 운영하는 법인인 만큼 공적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은 그래서 상장사에 퍼블릭(public)이라는 단어를 쓰고, 최근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의 과다한 스톡옵션에 대해 일반소액주주들의 법적 소송이 결국 승소한 사건을 소개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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