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2주차에도 '김건희 여사 의혹'과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법제처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여야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반복하는 것을 놓고 충돌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24번의 거부권 중 5번을 자신과 배우자에 대한 특검에 행사했다"며 "법률안 거부권이 헌법적 권한이라고 해도 내재적 한계가 있다. 모든 권한은 이해충돌이 발생했을 때 회피·제척·기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완규 법제처장은 "이해충돌에 따라 거부권 행사가 제한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행정권을 침해하는 법률도 있고, 정부의 기본 정책과 배치되는 법안도 많아서 정당한 사유에 따라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지 남용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 처장과 윤 대통령의 관계를 언급하며 "일각에서 처장을 윤 대통령의 법률적 호위무사라고 평가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이 처장을 향해 "대통령의 법대 동기고 연수원 동기라면 직언을 해줘야 한다"며 "완전히 보은으로 온 것 아니냐"고 했다.
여당은 이같은 야당의 주장에 맞서 야당이 반복하고 있는 탄핵 소추 역시 헌법의 내재적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를 탄핵소추하고 있는데, 이 역시 헌법상 권한이지만 내재적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며 "내재적 한계를 논하려면 이 대표도 불체포특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는 오후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여당 의원들은 공수처의 수사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공수처 폐지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영장 발부율이 검찰은 91%인데 공수처는 61%에 불과했다"며 "그간의 공수처 업무 실적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결과 폐지가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공수처의 업무 수행에 대해 비판하시는 것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일 부분이 있다"면서도 "지금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수사를 위해 설립됐고 권력 기관 견제라는 고귀한 사명을 가지고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채해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사건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명품가방 수수 의혹, '명태균 게이트' 공천개입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공수처가 적극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경기 성남시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및 경기남·북부경찰청 대상 국감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사업과 김건희 여사 일가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또 최근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남북 간 군사 긴장을 중심으로 질의가 이어졌다.
여당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추진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현재 민주당이 추진 중인 민생회복지원금을 연결해 비판하며, 이 대표가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에 불법성 특혜를 제공한 의혹에 대해서도 짚었다. 이에 맞서 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과정의 절차 문제를 강조하며 김 여사 일가가 특혜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또 야당 의원들은 접경지역 오물 풍선 및 대남 보복 방송 등으로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은 이같은 남북 긴장 상황에 따른 도민 피해를 청취하기 위해 김경일 파주시장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14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