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감사원 국정감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자료 제출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의 증인 선서와 업무보고 후 "위원회가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감사원 특수활동비 등 감사관련 회의록 등 자료를 요청했지만 감사원이 운영규칙 16조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 증언감정법 2조에 따르면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따라야 한다"며 "감사원 운영규칙보다 증감법이 위에 있는 만큼, 규칙이 있어도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최 원장은 "감사 결과보고서는 전부 공개하고 있다"며 "회의록은 공개됐을 경우 뒤에 계신 위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사실상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같은 감사원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회의록 공개를 제지했던 사례를 제시하며 "국회가 자료제출에 무제한적 권리가 있지 않다"며 "야당이 문제가 됐던 이슈도 많은데 그때마다 모든 것을 법사위에서 공개해야 하나"고 지적했다.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며 정 위원장이 여당 의원들의 자료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지 않고,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에 대해서만 강경하게 나선다고 비판했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 관련 의혹과 관련해 자료 제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에 대한 감사는 국회만이 가능하다"며 감사원에 대해서는 자료 제출이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최 원장을 향해 직원들과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해 상의하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약 20여분의 정회 후 재개된 국정감사에서도 최 원장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언급하자 정 위원장은 "오후 의결을 통해 (감사원) 현장 감사 등을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최재해 감사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위원장의 자료제출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