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 광고 탓… 기업가치 절하
ESG채권 인증평가 기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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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밸류업 기업의 길을 묻다] 친환경성 과도한 강조… 그린워싱의 함정과 경계](http://contents.dt.co.kr/images/202410/2024101602100563046001[1].jpg "[ESG와 밸류업 기업의 길을 묻다] 친환경성 과도한 강조… 그린워싱의 함정과 경계")
환경과 사회공헌, 기업의 지배구조가 강조되는 ESG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졌다. 기업이 ESG 관련 내용을 부풀리거나, 없는 사업을 마치 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가운데 43.8%는 제품을 구매할 때 친환경 인증마크 정보를 확인한다고 답변했다. '친환경 제품'이라면 가격의 10% 이상을 추가로 지불하겠다고 답한 소비자도 72%에 달했다.
ESG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소비자를 속이는 그린워싱 사례도 늘고 있다. 그린워싱은 시장에는 환경친화적인 상품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부풀려지거나 왜곡돼 소비자의 알 권리를 기만한 것을 의미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57건에 불과했던 그린워싱 사례가 지난해 4935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적발 사례도 45개 기업에서 1822곳으로 늘었다.
그린워싱으로 소송을 하거나, 적발되는 사례는 늘고 있지만 기업들은 그린워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5곳이 그린워싱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대표적인 그린워싱 유형은 '과장광고'다. 제품의 친환경성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일부 측면만 부각시켜 일반적인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둔갑시키는 사례다.
최근 기업들이 발행하고 있는 '녹색채권'도 예외일 수 없다. 녹색채권은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 등 친환경 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때 정부가 나서서 지원한다. 이자비용을 대신 내 주거나 대출금리를 낮춰준다.
하지만 녹색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실제로 자금을 ESG경영에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우선 채권을 발행한 뒤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기업이 받는 페널티는 대출금리 상승밖에 없다.
ESG경영이 '대세'로 자리잡기 전부터 그린워싱 문제가 대두되면서 ESG경영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줄고 있다.
소비자나 투자자가 기업의 실제 성과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워 지면서 제대로된 기업들의 가치까지 평가절하될 수 있다. 기업의 ESG경영이 밸류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그린워싱으로 끊는 셈이다.
ESG 투자 열풍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이나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친환경 경영을 위장하는 그린워싱 문제가 금융상품 및 서비스에서도 증가하면서 세계 주요 당국과 감독기관은 그린워싱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ESG' 또는 '지속가능성' 용어를 펀드 명칭에 포함시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는 지난해 그린워싱 활동에 대해 35건의 규제 개입을 실시했다.
우리나라도 금융감독원이 ESG채권에 대한 인증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신용평가사가 ESG채권에 대한 인증평가 업무를 수행할 때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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