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증시 대신 해외 주식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대형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개선 흐름이 전망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이 컨센서스를 제시한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1조3001원으로 추산된다.
직전 분기의 1조4931억원과 비교하면 12.93% 가량 감소한 수치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33% 넘게 증가하는 셈이다.
증권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전년동기 대비 가장 가파른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기간 1184억원에서 2204억원으로 86.1%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뒤이어 미래에셋증권(1731억원→2771억원, 60.1%), 한국금융지주(2126억원→2964억원, 39.4%), 삼성증권(2013억원→2587억원, 28.5%) 순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영업이익 추정치가 2475억원으로 5개사 중 유일하게 전년동기(2719억원)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가 마이너스(-) 9%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지부진한 코스피에 투자자들의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증권사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23,4%, 12.5% 쪼그라든 상황이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10조6000억원)이 전년 대비 3.9%, 전분기 대비 6.7% 감소했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6조8000억원) 역시 각각 41.8%, 20.3% 줄면서 주식 거래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해외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크게 증가했다. 이 기간 예탁결제원의 해외주식 결제대금을 통해 단순 집계한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2%나 늘었다.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의 대다수는 국내 주식이 차지하고 있지만 해외 주식의 높은 수수료율이 이를 상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분위기에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도 최근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 주가는 연초 이후 40.18% 오른 상태고 NH투자증권(34.45%), 한국금융지주(29.39%), 삼성증권(22.44%), 미래에셋증권(19.55%) 등이 올 들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에 이어 최근 한국은행도 본격적으로 금리인하를 시작한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 관계로, 금리 하락 시 채권 수익률은 올라가는데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수익률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하고 "2분기에 이어 금리 하락 구간에서 증권사 이익 성장 기대감이 작용했다"며 "안정적인 수수료 부문을 보유하며 금리 변화에 따른 이익 규모 변동이 나타나는 운용부문 기여도가 높을수록 이익 성장세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따른 트레이딩 손익 개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완화 및 사업 재개 등으로 양호한 실적 흐름세가 예상된다"며 "또 높아진 이익 체력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배당 매력 역시 부각될 수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배당수익률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상승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했다고 배당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탈락 이후 주가 하락으로 인해 배당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