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 계획 인가 확정시 강제매수
토지보상비 4000억에 조성 난항
토지보상비 4000억에 조성 난항
15일 서울시와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달 부영이 한남동 677-1번지 일대 한남근린공원 부지를 두고 벌이고 있는 서울시와의 행정소송의 2심 판결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는 오는 11월28일 부영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계획시설(공원)사업 실시계획 인가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동쪽으로는 한남대로변에 접하고 남·북쪽으로 각각 순천향대서울병원과 나인원 한남이 붙어있는 면적 2만8197㎡의 이 부지는 1940년 조선총독부 고시에 의해 국내 최초 도시공원으로 지정됐고, 해방 이후에 미군 주택용지로 활용되다가 2015년 미군이 평택기지로 이전한 후 현재까지 공터로 남아 있다. 2019년 준공한 나인원 한남은 최근 평균 매매가가 100억원 상당의 초고가 주택으로 그룹 BTS의 RM·지민, 빅뱅의 지드래곤 등이 분양을 받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영은 지난 2014년 주택사업을 목적으로 국방부로부터 1200억원에 이 부지를 취득했다. 1979년 도시계획상 공원부지로 지정됐지만 장기 미집행으로 2015년 공원시설 해제가 유력한 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일몰을 한 달 앞두고 한남근린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거지 용도 전환이 무산됐다. 이어 2020년 시는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하며 해제를 다시 연기했다.
부영은 2015년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공원 조성계획을 취소하라고 소송을 내고 대법원까지 끌고 갔지만 2018년 10월 최종 패소했다. 이후 서울시의 공원 실시계획 인가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심에서도 패소했지만 항소했다. 앞서 법원은 근린공원 조성의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서울시의 실시 계획 인가가 확정되면 강제매수(토지수용)에 들어가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시가 부영에 줘야 하는 토지보상비도 껑충 뛰었다. 지난 1월 개별공시지가는 3.3㎡당 2006만원으로, 부영이 토지를 매입한 2014년 당시보다 거의 두배로 올랐고 공원 부지 재지정한 2020년보다 30% 이상 오른 금액이다.
토지보상비만 4000억원이 넘게 되자 실제로 공원이 조성되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2021년 서울시가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 보고한 한남근린공원 조성 총사업비는 4653억원으로, 이중 토지 보상비가 4614억원이다.
시는 당초 이 토지보상비를 용산구와 절반씩 부담한다는 원칙을 세웠으나 용산구가 예산 부족으로 거부하면서 온전히 서울시 예산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부영 측은 "먼저 2심 재판 결과가 나와야 추후 계획을 밝힐 수 있겠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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