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국제아동탈취 협약의 잘못된 적용과 아동 인권 침해 문제 기자회견 개최
이수진씨는 11살, 9살 두 아이를 두고 있다. 이수진씨의 남편은 알코올 중독 문제가 있었고, 폭력적인 성향도 보였다. 이수진씨가 남편과 이혼하자 아이들은 지난 4월15일 아침, 15명의 인원에 의해 강제로 미국으로 송환됐다. 아이들은 울부짖으며 저항했지만, 아이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아현씨의 27개월 된 아기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주로 한국에서 자랐다. 그러나 법원은 이아현씨의 아이를 미국에 살고 있는 부친에게 보내라고 강제송환 명령을 했다. 이아현 씨의 전 남편은 한국 재판부가 아이의 초상권 침해를 경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아이를 상품화해 모금 활동을 벌이는 등 비윤리적인 행동을 보였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법원의 강제 송환을 문제 삼았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 협약'을 잘못 적용해 아동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 협약'이란 1980년 10월 25일 헤이그 국제사법회의에서 채택된 국제협약으로, 국제적으로 불법 탈취된 아동의 신속한 반환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12월 13일 89번째 체약국이 됐고 탈취협약은 2013년 3월 1일 발효됐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소개하면서 협약의 잘못된 적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최근의 판결들이 헤이그 협약의 기본 원칙인 '아동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과 일부 다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지난 1월 11일 '아동이 거부할 시 송환을 강제할 수 없다'는 조항을 삭제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 개정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의원은 호주 등 선진국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가 국제적 흐름과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정부는 2022년부터 아동을 데려갈 부모의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혐의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법원에 요구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아동 인권침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헤이그 국제아동탈취 협약에 따른 아동의 반환을 결정할 때 △아동의 복리를 진정으로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 △부모의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적극적 조사 및 판단 반영 △아동의 건강 상태, 정서적 유대관계, 언어 및 문화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국회는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한 입법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정부 역시 아동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또 국회와 정부, 사법부가 협력해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가정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헤이그 협약 피해 어머니들이 이번 '서울휘슬러영화제'에 참여해 '무엇, 거짓말, 그 이면'이라는 주제로 6분짜리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서울휘슬러영화제는 전 세계 내부 고발자 또는 우리 가슴 내며늘 숨김없이 드러내는 사람들을 위한 국제영화제로, 사회적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는 용기 있는 목소리를 조명한다. 피해 어머니들은 이 영화를 통해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의 잘못된 적용으로 인한 아동 인권 침해 실태와 그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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