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개 상임위 국정감사가 진행된 16일 여야는 전·현직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금전 문제로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측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탈세 의혹을 겨냥했다. 구자근 의원은 문다혜씨 관련 의혹을 '파파괴'(파도 파도 괴담)으로 칭하면서 "청와대에 실질적으로 거주했던 다혜씨가 태국에서 머물던 시점인 2019년 5월 주택 자금 일부를 환치기 수법으로 조달했다고 한다"고 질의했다.
그는 "청와대 경호원을 통해 태국 현지 환치기업자를 컨택해 (바트화를 주고) 국내로 원화를 들인 것"이라며 서울·제주도 부동산 매입 의혹도 제기했다. 박대출 의원은 "대통령 부인이 청와대 직원을 통해 수천만원 돈을 사적 심부름시키고 대통령 딸이 청와대 경호원을 통해 환치기, 이런 게 실제로 일어났다면"이란 전제로 "국정농단"에 빗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영진 의원이 "김정숙 여사가 보자기에 싸서 다혜씨에게 돈을 '줬다'는 건 허위이고, '대여'해 준 것"이라며 "'퇴임 이후' 모녀간 금전거래 사항을 마치 대통령실에 있었던 것처럼 언론 프레임을 통해 한 것이라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정태호 의원도 문 전 대통령 임기 이후 검찰의 언론플레이라며 가세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특정 개인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다혜씨에게) '세금 측면에서' 문제가 있으면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박홍근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관저 이전 공사 '영부인 친분 업체' 특혜수주 의혹 제기를 이어갔고, 강 청장은 "탈루 혐의가 있으면 시기가 언제든 반드시 (조사)해야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관해서도 "김건희 여사는 20년 동안 확인된 수입의 총합이 넉넉히 잡아도 7억7000만원"이라며 재산 불법증여 등 주식변동조사를 촉구했다. 윤호중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씨로부터 세차례 걸쳐 디올백 등 519만원 상당 선물을 받았다"며 국세청이 해명자료나 증여세를 받아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선 박수영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를 10년 넘게 수행하던 배모씨가 25억원대 부동산을 비롯한 80억원 가량 재산을 형성한 자금출처를 조사하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여야는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 비자금 의혹도 추궁했는데 강 청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노소영씨 재산분할 3심이 확정돼야만 움직일 수 있다고 답했다.
보건복지위에선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대폭 증원 발표 이후 8달을 넘긴 '의료대란' 장기화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이 의료공백에 투입되는 상황 지적이 이어졌다. 이 와중 '의대생 휴학은 개인 권리, 내년 7500명 의대 수업 불가능' 입장을 밝혀 주목받은 임상의 출신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도 '김건희 국감'을 피해가진 못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 때 착용한 목걸이가 고가로 논란이 되자 '지인에게 빌렸다'고 해명한 적이 있다"며 "목걸이를 빌려준 지인이 원장님 배우자란 말이 있는데 맞는가"라고 물었다. 강 원장은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한기호·윤선영기자 hkh89@dt.co.kr
강민수 국세청장이 16일 오전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