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7번이 넘는 추심 제한
내년 초까지 계도기간 운영
내년 초까지 계도기간 운영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한 이후 올해 1월 공포된 '개인채무자보호법' 제정안을 17일부터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해당 시행령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바 있다.
이번 시행안은 채무자가 금융사에 직접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연체 이자 부담을 합리적으로 줄이면서도 지나친 채권 추심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시행 후 내년 1월까지 3개월간 계도기간을 부여해 제재보다는 계도 중심으로 감독할 예정이다.
앞으로 소액 채무자의 경우 자체 채무조정이 가능해진다. 금융사는 기한의 이익 상실과 주택경매신청, 채권양도 등과 같이 채무자의 권리 의무에 중대한 변동이 있는 채권회수 조치 이전에 채무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채무자가 채무조정을 요청한 경우 채무조정의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지 않은 것으로 보며, 해당 주택에 대한 경매 신청과 해당 채권의 양도가 제한된다.
금융사의 소극적 채무조정 심사를 방지하고, 일관성 있는 심사를 유도하기 위해 금융사는 채무조정 내부 기준을 마련한다. 또 채무조정 요청을 받은 날부터 10영업일 내 채무조정 여부를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채무자가 채무조정 요청 서류 보완에 3회 이상 따르지 않거나, 채무조정의 합의가 해제된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을 경우, 금융사는 채무조정을 거절할 수 있다. 채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호를 위해 금융사는 채무조정을 거절할 때도 법원 회생과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안내해야 한다. 금융사와 채무조정 합의가 성립된 이후에는 채무자가 특별한 사정없이 3개월 이상 변제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 금융사는 채무조정 합의를 해제할 수 있다. 다만, 입원치료·실업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6개월 이상 변제계획을 미이행해야 합의를 해제할 수 있다.
대출금액 5000만원 미만을 연체 중인 채무자가 채무부담을 덜 수 있도록 연체 발생에 따른 과다한 이자 부과 방식도 개선했다. 대출의 연체로 인해 기한이익이 상실된 경우에도 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채무부분에 대해 연체이자 부과를 금지한다. 단, 이 경우에도 금융회사와 채무자가 채무이행과 관련해 채무자가 부담하기로 변제기간 전에 합의한 비용과 채무확인서 교부와 관련해 1만원 이내로 금융사가 실제로 지출한 비용 등은 징수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사들이 과도한 추심으로부터 채무자를 보호하는 등 채무자의 정상생활을 보장할 방안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추심 시 채무자 보호에 저해되는 채권에 대한 추심 제한 △추심 횟수를 7일에 7회로 제한하는 '추심총량제' △재난·사고 등의 경우 일정 기간 추심을 유예하는 '추심유예제' △특정 시간대 또는 특정 수단을 통한 추심 연락을 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추심 연락 유형 제한 요청권 등을 규정한다.
이 밖에 명의도용 등 채권·채무관계가 불명확한 채권은 양도를 금지하며, 금융사의 관행적, 반복적 채권 매각도 제한하는 등 관련 규율 조치를 강화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상황 점검반 운영 등을 통해 개인채무자보호법이 금융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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