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3억호주달러(약 2733억원 규모)의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공모 발행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캥거루본드는 3년 만기 및 고정금리 기준 호주 스와프금리에 1.30%를 가산한 수준에서 확정했다. 북빌딩 결과, 발행액의 5배가 넘는 총 15억호주달러의 주문이 쇄도했고, 호주와 함께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93개 기관이 투자에 참여했다.
신한카드는 프라이싱 결과 최초 제시금리(IPG·이니셜 가이던스) 145~150bp(1bp=0.01%p) 대비 무려 20bp 가까이 스프레드를 절감했다. 특히, 호주 채권 시장에서 카드업 자체가 낯선 영역임에도 불구, 역외 투자자를 비롯한 호주 투자기관들의 대거 참여를 이끌어냈다.
신한카드 측은 "호주 역내외 투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며 "호주와 뉴질랜드, 아시아, 유럽·중동 비율은 각각 54%, 38%, 8%로, 다른 한국물 캥거루본드 대비 호주 투자자 비율이 높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아시아 투자자를 포함한 호주 투자자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투자 수요를 면밀히 예측하고 파악한 결과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과 중동 분쟁 등 대외 리스크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호주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한카드의 판단과 전략이 적중했다"며 "이번 발행은 국내 발행사들에게 호주딜의 벤치마크이자 카드업계에 새로운 조달 항로를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의 국제 신용등급은 무디스 및 S&P 각각 'A2','A-'이다. ANZ, HSBC, ING가 공동 주관한 본 채권은 호주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2월 대만 채권 시장에서 올해 첫 한국물 포모사본드로 3억달러 규모를 성공적으로 발행하는 등 포모사본드의 열풍을 이끈 바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 9월 진행한 로드쇼 당시 호주 투자자들의 질문과 관심이 뜨거워 어느 정도 흥행을 기대했지만 이번 발행으로 예상보다 높은 투자 수요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채권 발행사로서 위상이 정립됐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투자자 저변을 지속해 확대해 차입선을 다변화하고, 국내 조달 부담을 경감해 안정적인 조달 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