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기 의원, 24개 기관 중 5개 기관만 적용
이 중 3개 기관은 논리적 망분리..보안체계 허술
국가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대다수가 데이터 보안을 위한 망분리를 하지 않고 있어 해킹 등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23개 출연연의 망 분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단 5개 기관만 망 분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개 기관 중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한 물리적 망 분리 보안체계를 사용한 기관은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3곳에 그쳤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식품연구원 2개 기관은 논리적 망 분리를 적용했다.
이 의원은 "망 분리가 데이터 보안 체계의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보안의 1단계 망 분리 조차 기본적으로 돼 있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출연연의 보안 인식과 체계가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망분리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망분리를 통한 보안이 아닌 '다중계층 보안'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중계층 보안은 망분리 없이 데이터 등급을 '기밀, 민감, 공개'로 나눈 뒤 등급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게 골자다.
이훈기 의원은 "우리나라 과학연구 산실인 출연연의 보안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국민 세금으로 이뤄진 과학연구 데이터가 미흡한 보안 체계로 유출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신속히 물리적 망 분리를 통한 출연연 보안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전체 출연연이 망분리를 하기 위해선 650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정부와 계속해서(망분리 구축을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다중계층 보안체계 도입을 발표한 만큼 이에 맞춰 보안 강화를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