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고려아연 주가 급락
2시간만에 4만원이상 떨어져
고려아연, 금감원에 진정 제기
2시간만에 4만원이상 떨어져
고려아연, 금감원에 진정 제기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주가가 갑자기 급락해 '시세 조정'이 의심된다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MBK의 공개매수 기한 마지막 날 오후에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인 정황을 포착했다는 이유에서다. MBK는 이에 '시세조종 의혹은 어불성설'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금융당국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아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지 이목이 쏠린다.
고려아연은 '단시간 주가 급락 미스테리'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시세조종 행위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하면서 오후 1시12분에 이날 최고가인 82만원에 올라섰다.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인 11일 MBK 공개매수에 대항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가격과 물량을 각각 89만원과 20%로 상향해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가를 찍은 지 2시간 만에 77만9000원까지 떨어졌고, 결국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00원(0.1%) 하락한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함께 진행한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주가 상승으로 실패한 것과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는 게 고려아연 측의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시간대별(분당) 고려아연 거래량은 오전 9시 장이 열리면서 1만3534주를 기록했다. 이후 오후 1시12분(1만1196주)에는 다시 분당 거래량이 1만주를 넘으며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오후 1시31분엔 1만3784주가 거래되며 주가가 81만원까지 내려갔고, 저점 직전인 1시54분엔 6841주의 거래량이 몰렸다. 해당 시간대를 제외한 분당 거래량은 주로 1000주 안팎에서 움직였다는 점에서 특이점이 포착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일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이후 특정 시간대에서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고려아연 측은 당시 최고가인 82만원에서는 일부 투자자의 경우 세금과 비용 등의 문제로 장내매도가 유리할 수 있지만, 주가가 8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MBK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이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올린 상황에서 주가가 78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점은 일반적인 상황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MBK는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투기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넘어 불법행위로 지분을 확대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국내 산업 생태계를 교란했다는 비판까지 더해질 수 있다고 고려아연 측은 주장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단기간 주가 급락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가진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MBK는 즉각 반박자료를 냈다. MBK는 "주당 6만원의 차이가 있음에도 주주들이 MBK·영풍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최윤범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청약하면, 고려아연이 심각한 피해를 입기 때문"이라며 "시장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윤범 회장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며 "공개매수 과정 내내 일삼았던 '아니면 말고 식'의 터무니 없는 흑색선전과 허위 주장,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등은 그만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양호연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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