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올리비아로렌을 독립법인화 하겠습니다. 또 새롭게 론칭되는 브랜드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세정그룹의 오너 2세 박이라 사장이 조직개편과 새 브랜드 공개 등의 공격적인 경영 계획을 연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17일 서울 대치동 세정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정의 목표로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매니지먼트 그룹'을 제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올리비아로렌을 독립법인화한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남성패션의류(웰메이드, 트레몰로)와 주얼리(디디에두보), 온라인 브랜드(WMC) 등은 세정이 그대로 운영하고, 여성패션의류인 올리비아로렌을 12월 1일자로 독립법인으로 만든다.
독립법인화를 통해 여성패션 시장에서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여,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소비자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박 사장은 이 독립법인의 대표를 맡는다.
박 사장은 또 새롭게 출범하는 독립법인의 이름을 향후 직원 공모를 거쳐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정이 남성복에서 시작한 브랜드이다보니, 시장 적중률 측면에서 따라가기 힘든 면이 있었다"며 "여성 전문적인 시각에서 브랜드를 보다 독립적이면서도, 주체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는 시기엔 브랜드가 새롭게 론칭한다고 매출이 쉽게 뛰는 것이 아니더라"라며 "올리비아로렌은 현재의 3000억원 매출을 넘어서 5000억원까지 달성하고 싶지만, 숫자적인 비전은 추후 수립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신규 브랜드 론칭 소식도 예고했다. 박 사장은 "지금은 우리에게 기회이기도 하고, 위기이기도 하다. 세정은 IMF때에도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던 기업이다"라며 "지금의 어려운 환경을 기회로 삼을 것이며, 새로운 브랜드 론칭이 내년에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현재 디자이너브랜드로부터 들어온 여러 제의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유튜브 활동 역시 새 브랜드 론칭을 염두에 두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직접 유튜브 채널 '이라위크'를 운영하며 패션 팁을 공유하는 등 기존 중·장년층에서 2030 젊은층으로 세정의 고객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는 "신규 브랜드는 젊은 층 또는 프리미엄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세정은 대리점 위주로 사업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사장은 "대리점이 강하다는 건 엄청난 강점이다. 무신사 등 온라인으로 시작한 곳들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에 있어선 1000개의 매장을 가진 저희보다 강점이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젊은 층 공략이 약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 부분은 콜라보를 통해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정은 앞서 지난 4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온라인몰 입점 방식으로 운영 중인 캐주얼 브랜드 WMC의 팝업을 전개, '고민중독' 챌린지로 유명한 QWER 히나 컬렉션을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같은 온-오프라인 연계 방식의 시장 공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1978년생으로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박순호 회장 곁에서 경영보폭을 넓히며 후계구도를 굳혀나가고 있다. 2019년 세정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된 박 사장은 세정 뿐 아니라 세정씨씨알·원커넥트 대표도 겸직 중이다.
지난 7월 부산광역시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설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경영진과 임직원, 매장 점주들 앞에 직접 나서 100년 기업을 향한 세정그룹의 새로운 비전 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글·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17일 서울 대치동 세정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이라 세정 사장이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김수연 기자news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