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여론조사 장난질은 그동안 많은 의심과 국민의 정치불신을 키워왔다"며 여론조사 개선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10·16 재보궐선거 부산 금정구청장 '60%대 득표율 압승'을 근거로, 예측조사 편차가 컸던 일부 업체를 겨냥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을 관중석의 관중으로 만들어온 것이 여론조사 장난질"이라며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을 기만하고 정치를 혼탁하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률안이 우리 당 의원을 통해 발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정구청장 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에게 박빙 열세일 것이란 예측 여론조사들이 있었지만, 재보선 개표 결과 윤일현 금정구청장 당선인이 득표율 61.03%로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38.96%)에게 22%포인트 이상 압승해 결과가 판이했다.
한 대표는 "금정구 선거는 이재명·조국 대표가 (금정 후보)단일화를 하고 '정권 심판론'을 이 선거 핵심으로 끌어올리는 등 굉장히 판을 키운 선거였다. 김어준씨가 하는 '여론조사꽃'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몇% 이기는 결과를 선거 며칠 전 냈다"고 지적했다.
또 "자유통일당 계열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였다. 둘다 국민의힘이 이기길 바라지 않는 조사였다"며 실제 선거결과 22%포인트 이상 표차와 대조했다. 또 "여론조사도 '고문하면 자백한다'고 한다"며 ""민주주의 위기를 이런 여론조사 장난질이 가져온다'고 비판했다.
친한(親한동훈)계 박상수 당 대변인도 같은 날 페이스북으로 "여론조사 이대로 두면 안 된다"고 가세했다. 그는 "'금정 민주당 김경지 40.9% 국민의힘 윤일현 37.7%', '강화 국민의힘 박용철 40.4% 민주당 한연희 37.3%'"라고 지난 11일 공표된 여론조사꽃 조사 사례를 들었다.
이어 "선거결과 '금정 윤일현(당선) 61.03% 김경지 38.96%, 강화 박용철(당선) 50.97% 한연희 42.12%"라며 "(여론조사꽃은) 지난 총선 때도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로 범야권 216석·국민의힘 84석을 예측해 대망신을 당하고도 아직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박 대변인은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 녹취'가 국민 모두를 충격에 빠뜨려 일부 여론조사에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며 "여론조사 기준, 업체 성향, 요건 등에 대한 규제를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 여론을 조작하는 행태에 대해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일명 '명태균 방지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 대표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당 법안은 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처벌 전력자에 대한 △선거 관련 여론조사 수행 금지 △여론조사기관 등록 취소 시 영구 퇴출 등을 골자로 한다.
또 △공표 목적이나 대상이 아닌 여론조사여도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고 △원(原) 데이터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제출해 사후 검증을 강화하며 △전화를 이용한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휴대전화 가상번호 사용을 필수로 규정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