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7일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부터 시작해 이번이 세 번째다. 민주당은 수사 대상에 기존 의혹을 비롯해 '명태균 게이트'로 촉발된 공천개입 의혹까지 총 13가지를 법안에 담았다.
김용만 원내부대표와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 의안과에 특검법을 제출했다. 김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오늘 발의한 김건희 특별법은 기존 수사대상보다 훨씬 더 강화된 13가지 수사대상을 특정해서 발의했다"며 "특검법을 만들면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새 의혹들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야당은 지난 21대와 이번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1차례씩 발의했으나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혀 폐기됐다.
세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수사 대상이 더욱 확대됐다. 김 여사가 지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추가됐고, 명태균씨를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경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 등도 더해졌다. 또 김 여사와 관련된 사건에서 조사·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거나 봐주기하는 등 공무원의 직권남용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같은 날 검찰이 김 여사와 그 모친인 최은순씨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특검 기조는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검찰은 기소권을 독점할 자격이 없음을 똑똑히 보여줬다"며 "검찰의 면죄부 처분은 특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을 국정감사 후 본회의에 상정하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더라도 11월 내 재의결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거부권을 우회할 수 있는 '김건희 상설특검' 추진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회 운영위원회는 전날(16일) 상설특검 추진을 위한 국회 규칙 개정안을 상정해 소위에 회부했다. 상설특검 대상은 특검법에 포함된 김 여사 의혹 중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행위' 세 가지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김용만(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와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17일 국회 의안과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