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형 없애고 징역형만…처벌 규정 대폭 강화
박정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와 관련해 국민적 불신이 깊어지고 있고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고치지 않고서는 정치가 쇄신할 수 없다"며 법안 발의 소식을 전했다.
최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는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해 2022년 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명씨가 정치브로커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2017년 도입된 선거 관련 여론조사기관 등록 취소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범죄를 저지른 경우 등록을 취소하고 재등록을 1년간 제한한다. 그러나 정치브로커들은 기존 여론조사기관을 폐업하고 새로 여론조사기관을 설립해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단 한 번이라도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여론조사 기관을 영구 퇴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여론조사 기관 등록 취소 사유를 선거 여론조사 관련 범죄에서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확대하고 부정 여론조사기관의 재등록을 허용하지 않는 내용을 담았다.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처벌 이력이 있는 경우 공표·보도되는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공표·보도할 경우 처벌 규정도 벌금형을 없애고 징역형만 남기는 등 대폭 강화했다. 기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이 '5년 이하의 징역'으로 바뀐다.
박 의원은 "여론조작은 선거를 망치고 정치 불신을 키우는 중범죄"라며 "개정안을 통해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정치 브로커와 부정한 여론조사기관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고 선거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 역시 법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을 관중석의 관중으로 만들어온 것이 여론조사 장난질"이라며 "정치 브로커와 기회주의자들이 보수 정치와 국민의힘에서 활개 치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발의한 법안은 그 일환"이라며 "말로만 하지 않겠다. 국민께서 저희에게 부여한 임무를 제도를 통해서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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