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속 세수 감소·중동사태 변수…인하율 부분 환원 무게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세수 감소가 심각한 만큼 11번째 연장해온 유류세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중동 정세로 국제 유가가 들썩 일 수 있다는 게 변수다. 민생에 미칠 여파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인하율(휘발유 20%·경유 30%)을 부분 환원하는 방식으로 12번째 연장을 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는 이번 주 결정된다. 탄력세율 조정을 통한 유류세 인하폭 적용은 시행령 개정 사안이므로 이번 주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한 뒤 다음 주 국무회의에 상정·의결할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21년 11월부터 시행돼 11차례 연장되면서 3년째 이어졌다. 지난해 1월부터는 휘발유 25%·경유 37%의 인하율을 적용했다. 지난 7~8월 두 달간 휘발유 20%·경유 30%로 인하폭을 다소 내렸고, 9~10월에는 인하율을 그대로 유지했다.
'유류세 정상화'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6개월 만에 1%대(1.6%)로 내려앉으면서 여건이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 2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가 현실화한 상황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L)당 1천600원을 밑돌고 있지만, 지난주 기름 값이 12주 만에 상승 반전한 부분은 부담이다. 중동 사태가 격화되고 있는 대목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책당국은 전면적인 종료를 부담스러워하며 인하폭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휘발유 기준으로 5%포인트(p)가량 인하폭(20→15%)을 축소하는 선에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휘발윳값은 리터당 40원가량 오르게 된다. 현재 휘발유는 164원(20%) 인하된 656원, 경유는 174원(30%) 내린 407원의 유류세가 부과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와 세수뿐만 아니라 중동정세와 맞물린 국제유가 추이, 민생 파급 여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라며 "최종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 국내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가격은 12주 만에 동반 상승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3∼17일)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L당 6.2원 오른 1591.6원을 기록했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4.9원 상승한 1421.5원으로 나타났다.
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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