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이 신라젠의 업무와 재산상태를 조사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회사의 주가가 하락세인데다 지난 7월 진행된 유상증자 이후 신약개발 사업에서 이렇다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신라젠 측은 이에 대해 반발하며 "다양한 파트너사와 비즈니스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공시를 통해 진행 상황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 소액주주연대 액트에 따르면 신라젠 주주연합 운영진은 "상법 제366조(소수주주에 의한 소집청구)에 의거해 회사의 업무와 재산 상태를 조사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모집에 대해 "주주 개별 잔고증명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의결권을 모으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전자플랫폼을 통해 의결권 3%를 모집하려고 한다"고 했다.
신라젠 주주연합 운영진이 목표로 한 임시주주총회일은 다음 달 14일이다.
신라젠 주주연합 운영진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아 임시 주총을 개최하려는 이유에 대해 "수많은 주주들이 기업 회생과 거래정지, 상폐의 위기를 함께 헤쳐가며 거래 재개라는 결과를 만들었고, 또다시 힘든 형편에 쌈짓돈을 모아 대규모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면서 "하지만 유상증자 이후, 주가는 바닥이 어디일지 모르는 상태로 연일 하락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에 요청한 '유상증자 마무리 후의 주주간담회'는 검토하겠다는 회신 이후로 아직 명확한 시일도 공유받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것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의결권을) 모아야 주가 하락을 줄일 수 있다"며 게시글을 남기기도 했다. 신라젠 뿐만 아니라 신약개발 회사들은 주주들의 이 같은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바이오 기업들이 임상 프로그램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주주들은 '주가하락'만을 놓고 사태 진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신약개발 업계의 임상이 워낙 장기간 걸리는 데다 파트너사와 진행하는 기술이전 비즈니스는 협의 시점부터 종료까지 최소 1년에서 2년이 걸리는 등 시간이 필요한 만큼 믿고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다. 신라젠 주주들이 회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장암 치료제 펙사펙에 대한 기술이전 소식이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3상을 진행하다가 2019년 8월 중단했다. 이후 신장암, 흑색종, 전립선암 등으로 적응증을 넓혀 개발을 재개했다.
또한 신라젠과 리제네론은 지난 2017년 신장암 임상 관련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의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신라젠 주주들은 회사에 공식요청서를 보내며 "펙사벡 개발 현황과 주요 글로벌 빅파마들과 진행하고 있는 기술이전 협상 단계를 보고해라",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라"는 등의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 관계자는 회사 주주들에게 "신라젠은 현재 가지고 있는 파이프라인을 놓고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꾸준하게 비즈니스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결과는 원칙적으로 공시를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간담회는 기업설명회(IR)가 진행되는 12월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