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이 노태우 비자금 의혹에 대해 수사팀에서 법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독립몰수제를 도입하는 취지의 형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다"고 답해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실체 규명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노태우 비자금 은닉 수사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묻자 "관련 고발장이 3건이 들어왔다"며 "수사팀에서 관련된 법리나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이 현행법으로도 이런 불법자금 은닉자금을 환수할 수 있지 않냐고 묻자 심 총장은 "범죄수익은닉죄가 성립하려면 기본 범죄가 입증이 돼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위원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씨가 원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 화계장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동아시아문화센터는 작년 1월 이월금 공시를 수정했는데, 이는 지난 16일 기재위 소속 김영환 의원이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은 지난 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국세청이 김 여사가 2000~2001년 차명으로 보험료 210억 납부한 사실을 알고서도 확인서만 받고 조사하지 않았던 사실을 공개했다.
박준태 의원은 이날 대검찰청 국감에서 현행 형법상 범죄 수익을 몰수하려면 범죄자를 처벌해야만 범죄수익도 환수할 수 있지만 소추가 불가능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몰수제'를 도입하는 취지의 형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심 총장은 "저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피의자 사망, 해외도피, 사면 등의 사정이 있으면 범죄수익이 눈앞에 있어도 몰수가 불가능하다며 이런 경우 특정 요건을 갖추면 몰수가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3년 상반기) 범죄수익 추징·보전액은 17조5409억원, 환수액은 5136억원으로 환수율은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지난달 24일 범죄자가 사망하더라도 범죄수익을 몰수 할 수 있도록 독립몰수제를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박 의원은 김옥숙 메모로 촉발된 6공 비자금에 대한 의혹이 대두되면서 이들에 대한 범죄수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국민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독립몰수제는 전직 대통령 비자금, N번방, 마약사건 등이 나올 때마다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음. 22대 국회에서는 박 의원 외에도 장경태 의원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