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들이 21일 국회에서 '기생집'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양 의원이 SNS에 올린 사과 글은 진정성이 없을 뿐 아니라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며 "백만 국악인 앞에서 다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신영희·이춘희 명인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신영희 명인은 "평생 부른 소리가 기생이란 말을 들었다"며 "제자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며 눈물이 나왔다. 잘못했다, 죄송하다 하면 끝날 것을 기생이라고 말할 용기는 있으면서 잘못했다는 말은 안 하냐"고 했다.
국악인들은 '국가무형자산 국악인을 짓밟은 양문석은 사퇴하라' '국악인비하 막말발언 양문석을 제명하라' 등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앞서 양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와 무형유산 원로·문화생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 당시 국악인들이 가야금 연주 등 공연을 한 것을 두고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 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이분들이 기생인가"라며 "(청와대를) 기생집을 만들어놨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거세지가 양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 글을 올렸다. 양 의원은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전승자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국가무형문화재 원로들께서 '기생''기생집'이라는 단어와 그 파생적 의미에 대해 모욕감을 느끼며, 제게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나 이수자 등 무형문화재를 지키고 계승하며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헌신해 온 전승자들의 그 피나는 노력을 폄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본의와 다르게 거칠고, 다른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에 상처받은 분들께, 특히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악인 신영희씨가 '국악인 비하 발언' 민주당 양문석 의원 규탄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