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1일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신청한 국정감사 회피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야당 의원들이 장 의원에 대한 검찰의 기소에 대해 '고무줄 잣대'라고 나서서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가 개의하자마자 "이미 언급된 것처럼 검찰에서 저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며 "기소가 부당하단 점에 대해선 제가 법정에서 밝힐 문제지만, 대검은 앞으로 재판에서 공소유지를 지휘할 것이므로 제가 오늘 여기에서 검찰총장이나 대검찰청을 향해 질의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신상발언을 마치고 회의장을 퇴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장 의원을 포함한 현역 의원 14명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장 의원은 재산 약 3000만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의원 측은 해마다 재산공개를 통해 관보에 게재했던 재산을 실무자의 실수로 숫자를 잘못 기재한 것으로 고의성은 없었단 입장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액수나 고의성을 따져 경미한 사안으로 보고 수사의뢰나 고발 조치를 하지 않고 '경고' 처분한 바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장 의원의 경우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여야 의원들 모두 재산 신고 3000만원(축소)은 실무적 실수일 텐데 무리한 기소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사위 활동에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있을 때마다 회피·제척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법사위원들의 기소를 검찰이 악용할 소지도 있다고 판단한다"며 "법사위원장으로서 회피 허가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 오늘 질의는 알아서 지혜롭게 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이 장 의원에 대한 기소를 고리로 검찰의 기소 잣대가 이중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장 의원은 기소한 반면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5억원을 공시지가 축소신고했는데 불기소 처분했다"며 "검찰이 어떤 기준으로 기소를 하는지 내부 지침이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장 의원은 선관위가 수사의뢰나 고발조치도 안 했던 사안"이라며 "(장 의원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가깝다고 그래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검찰 기소와 관련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